‘응팔’ 최무성, 이쯤되면 주연급이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 박보검의 아빠역인 최무성은 다른 드라마에서는 동네 아저씨 정도의 조연이나 단역이 되기쉽다. 하지만 ‘응답하라 1988’에서는 주연급이다.

최무성(최무성 분)이 이렇게 많은 이야기와 분량을 가진 배역인 줄 알았던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혼자 아들을 키우는 동네 아저씨인줄 알았지만 알고보니 엄청난 캐릭터다. 선영과 느릿느릿한 러브라인도 꽤 비중있게 다뤄진다. 


최무성이라는 배우는 영화에서 언뜻언뜻 스쳐지나가는 인물이었지만 ‘응팔‘에서는 김해에서 쌍문동으로 올라온 금은방 봉황당 주인 최무성 캐릭터로, 제대로 기회를 만났다.

‘응팔‘ 제작진의 최무성 분량 늘리기는 흥미롭다. 별 의미 없이 분량만 늘리는 게 아니라 캐릭터의 성격을 강화해주는, 그래서 꼭 필요한 장면이다.

맥락이 있는 스토리 전개이기에 최무성의 ‘에피소드‘는 기억에 남아있다. 무성이 머리에 핀을 꼽고 진주와 놀아주는 장면과, 택이가 묵는 일본 호텔의 전화번호를 찾기 위해 서랍 열쇠를 손으로 부수는 분노의 연기는 명장면으로 기록될만하다.

이창호 9단 아버지 이재룡 씨를 연상시키는 무성 캐릭터는 ‘곰’이다. 과묵하고 원칙주의자다. 강도가 들어왔다는 이야기에도 표정은 그대로인 채 ‘위험하네‘라고만 말할 정도다. 실제 이재룡 씨도 조근조근하게 말한다.

하지만 아들 택(박보검)이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에는 이성을 잃을 정도의 강한 부성애를 보여준다. 아내를 잃고 자식까지 잃을까봐 거의 미쳐버리는 모습을 보여준 아빠였다. 아들의 안전을 확인하고서야 다시 ‘곰’ 캐릭터로 돌아왔다.평소 차분한 아빠가 이런 모습을 보였다는 사실을 실제 아들이 알게 된다면 “아빠는 내가 전부구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무성은 아직 이야기가 많이 남아있다. 우선 젊은이들만 한다는 러브라인이 선영과 무성, 이들 중년에게 펼쳐질 것이다. 아직은 고향 친구 동생과 편한 오빠 사이지만, 선영과 본격적인 관계로 돌입하면, 이 촌스런 커플들이 젊은 애들의 연애와는 어떤 차이를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최무성은 점점 돈을 벌게 된다. 물론 아들 택(박보검)이 바둑으로 번 돈이지만. 자신에게는 돈을 거의 쓰지 않는 사람이지만, 어려운 형편의 선영에게 1천만원을 빌려주었다. 쌍문동 골목길 이웃들에게도 또 다른 배포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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