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소통 캐릭터, 강순옥 김신혁 라준모 진상필 등등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 미디어수용자운동단체인 <미디어세상열린사람들>이 2015년 서울특별시 인권보호 및 증진활동 지원사업으로 “TV프로그램 인권모니터링을 통한 인권의식 확산”사업을 수행하였다. 모니터링 대상 프로그램 중 대부분의 드라마 속 캐릭터가 드라마의 설정에 따라 여러 인권침해 요소를 보여주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드라마에서 연인이기 때문에, 부부니까, 자식이니까. 또 남편, 아내, 가족이기 때문에,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개인편의주의적인 생각으로 사랑과 관심을 전달하는데 있어 소통이 아니라 일방적인 불통의 사례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드라마 캐릭터 사이의 불통이자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와도 소통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에 <미디어세상열린사람들>은 드라마 속 캐릭터, 그리고 드라마가 가진 소통의 모습에 주목하였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미디어세상열린사람들>의 드라마 속 캐릭터 선정주제는 “2015년 소통 캐릭터”이다. 여전히 불통의 캐릭터와 드라마가

많은 가운데에서도 시청자와, 나아가 사회와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준 캐릭터를 선정하였다.(소통 캐릭터 9개, 소통드라마 1편, 불통드라마 2편. 아래의 캐릭터 순서는 캐릭터의 이름 가나다순 임)

□2015년 소통 캐릭터 (개인7인, 커플2커플)

ᄋ 선정대상 : 2015년1월1일 ~ 2015년 12월19일 방영중인

지상파드라마 총74편, 종편드라마 24편(특집극, 단막극, 시트콤 제외)

ᄋ 선정기준 (5항목) : ①드라마 완성도 ②캐릭터 비중 ③캐릭터 신선도 ④캐릭터의 긍정정 영향력 ⑤캐릭터의 부정적 영향력

1)강순옥 (김혜자 분, KBS2 착하지 않은 여자들)

다른 여자를 사랑한 남편과 남편이 사랑한 여자, 요리 레시피를 빼돌리고 배신한 수제자, 둘째 딸을 퇴학에까지 이르게 한 딸의 고등학교 선생님 등 주위의 모든 사람들을 품고 용서하는 캐릭터이다.

아픔 때문에 고난의 세월을 보냈지만 모든 아픔을 보자기에 담아 받아들이듯 포용하려고 노력하는 조각보형 여성캐릭터이다.

2) 고은별, 이은비 (김소현 분, KBS2 후아유 – 학교 2015)

사고로 기억을 잃어버린 후 무엇이 진실인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왕따에 의한 학교폭력을 해결하려 한다. 진정한 자기모습을 찾고 친구들과의 우정도 간직하는 2015년형 소통하는 청소년 캐릭터이다.

3) 김신혁 (최시원 분, MBC 그녀는 예뻤다)

전형적인 키다리 아저씨 스타일이지만 내 주변에 이런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인물이다. 항상 밝은 모습으로 주변을 챙기는 에너지와 무심한 듯 하지만 속정 깊고 자상하며 가진 것을 이용하기 보다는 능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 새롭게 만난 키다리 아저씨 캐릭터이다.

4) 라준모 (차태현 분, KBS2 프로듀사)

시청율의 올가미와 연예기획사의 권력, 예능국의 제작구조로 인한 예능피디의 일상을 허허실실하게 표현하고 있다. 직장에서의 갑을관계, 남녀관계에서 복잡한 숙제를 드러나지 않게 해결하고 일과 사랑도 쟁취하는 무심한 듯 자상한 인간적인 면을 보여준 캐릭터이다.

5) 이수인 (지현우 분, jtbc 송곳)

비정규직의 부당한 해고라는 현실에서 정규직 직원이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그들의 권리를 위하여 정의실현에 앞장선다. 사회적으로 회자되고 있는 갑질 횡포에 대해 올곧은 대변으로 요즘 시대에 필요한 정의사도 캐릭터이다.

6) 진상필 (정재영 분, KBS2 어셈블리)

비록 조선소 용접공, 해고 노동자가 전략적인 공천으로 국회의원이 되었으나 권력과 당론에 굴하지 않고 자신이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기존권력에 우직하게 대항해 나간다. 구태의연한 정치세대를 바꿔나가는 과정의 모습은 이 시대가 요

구하는 정치인 상으로 소통하는 정치인 캐릭터로 2016년 총선에 내보내고 싶은 정치인상으로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

7) 최영진 (김희애 분, SBS 미세스 캅)

워킹맘이자 강력계 형사로 악당과 연쇄 살인범을 잡고 재벌과 결탁한 비리경찰까지 추격전을 통해 범인을 잡는 모습을 보여준다. 부하직원들에게 존경받고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여성 상사의 롤 모델로 손색이 없는 정의로운 미세스캅 캐릭터이다.

8) 차도현-오리진 (지성-황정음 분, MBC 킬미, 힐미)

일곱 개의 인격을 가진 환자와 비밀 주치의로 만났지만 어릴 적 트라우마가 같다. 특별한 인연으로 이들의 만남은 치료를 넘어 서로에게 힐링이 된다. 각자의 아픔을 알기 때문에 상처를 보듬어주기에 충분하였고 예쁜 사랑까지 키워나가는 서로가 서로에게 힐링으로 소통하는 커플캐릭터이다.

9) 쌍문동 골목길 아줌마 3인방 (이일화, 라미란, 김선영 분, tvn 응답하라 1988)

콩 한쪽도 나눠 먹고, 자식들의 걱정도 공유하고 이웃끼리의 정을 나누는 아지매들로 그야말로 아랫집, 윗집 층간소음 문제로 살인까지 일어나는 현 세태에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이웃 사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지매들로 인해 남편, 자식세대까

지 다 가족이 되는 골목길 가족들의 모습은 중, 장년층에게 이웃의 정이 그리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캐릭터이다.

□2015년 소통드라마

ᄋ 송곳 (jtbc)

송곳은 이 시대 직장인들이 겪고 있는 현장의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풀어낸 드라마이다. 회사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판매직원들을 정리하려고하자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가 아니라 비정규직원들의 정당한 권리와 처우개선을 위해 당당하게 앞장 서는 젊은이의 모습에서 취업난과 명예퇴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직장인들의 아픔과 희노애락을 올곧게 담아낸 드라마이다. 비슷한 처지에 처한 시청자의 입장의 대변해주고 해결해주기 위해 노력하며 소통하는 직장의 이상적인 모습을 기대하게 하는 드라마이다.

□2015년 불통드라마

ᄋ 내딸, 금사월 (MBC), 돌아온 황금복 (SBS)

2015년에도 뻔한 막장코드의 요소는 개선되기 보다는 도를 넘어섰다. 악담, 악다구니, 출생의 비밀, 거짓말, 일방적인 사랑 강요는 물론이고 납치, 살해기도, 복수, 도청, 협박 등 법을 조롱하고 법망을 피하는 지경까지 소재가 확대되었고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인물들이 엎치락 뒤치락하는 드라마가 계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내딸금사월”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가족이 모여살기는 하지만 서로간에 소통이 안 되는, 불통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남편이 부인에게, 부인은 남편에게 복수하고 자신의 것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하루하루를 전쟁처럼 살고 있어 가족의 의미가 과연 무엇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 가족의 소중함을 외면하는 불통드라마로, 비슷한 소재와 전개를 보여준 돌아온 황금복(SBS)과 함께 시청자와의 소통을 저버린 2015년 대표 불통드라마라 하겠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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