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성유빈 “‘대호’ 관람 후, 먹먹한 감정 가져갈 수 있길”

바야흐로 2000년생이 관객들을 울리고 웃기는 시대가 오고 말았다. 그 동안 아역, 단역으로 꽤 많은 작품에 얼굴을 내밀었던 성유빈이 이제는 더 이상 누군가의 아역이 아닌, 오로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역할로 배우 최민식과 호흡을 맞췄다. ‘대호’에서 천만덕(최민식)의 아들 석 역할은 맡은 성유빈을 두고 개봉 전부터 관계자들은 기대해도 좋다고 입을 모았다. 베일을 벗은 ‘대호’에서 성유빈은 생각했던 것 그 이상으로 스크린에서 자신의 몫을 해냈다.

어린 나이에 처음으로 비중이 많은 영화에 출연해 부담감과 설렘을 안고 대중과 마주한 성유빈은 생각보다 차분해 보였다. 중학교 3학년의 나이지만 내놓은 답변은 또래보다 조금 더 성숙하게 느껴졌다. 연기력 칭찬과 아쉬운 스코어에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천천히 풀어놨다.

“‘대호’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멋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제 연기는 호랑이가 생각보다 무서워보여서 조금 더 겁먹은 연기를 할 걸 이런 아쉬움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최민식 선배님과 부자 지간의 사이가 많이 어색하지가 않아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 속 성유빈의 사투리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서울에 살아 사투리를 해본 적 없는 성유빈. ‘대호’에서 충청도와 경상도, 전라도, 삼도에 걸쳐있는 지리산 특성을 반영해야해 다른 사투리보다 어려웠을 것 같은데 고민 없이 뱉어냈다. “TV에서 본걸 참고했다”고.

“대본에 써 있어서 TV를 보면서 들었던 걸 참고해서 연기했어요. 감독님도 이상하지 않다고 괜찮다고 하시더라고요.”

성유빈은 박훈정 감독과 최민식과 함께한 소감에 대해서도 전했다. 150억 대작에, 흥행 감독, 국민 배우라 불리는 선배까지, 누군가는 꼭 함께 해보고 싶어하길 소망하는 이들이 아니던가. 성유빈에게 이들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디렉팅도 꼼꼼하게 해 주세요. 유머감각도 넘치시고요. 잘 챙겨주셔서 정말 좋았어요. 박 감독님이 아버지와 사이가 좋아보여야 한다고 어색하면 안된다, 그걸로 인해서 석이의 죽음이 더 슬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을 제일 많이 해주셨어요.”

“농담도 많이 하시고 장난도 많이 치세요. ‘대호’에서 부자지간 사이가 좋아야 하니까 좀 더 편하게 해주신 것 같아요. 엄청난 신세대세요. 카리스마도 넘치시지만 배려심도 많으세요. 덕분에 부담을 가지고 연기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아직 학교가 더 좋은 성유빈은 친구들 이야기가 나오자 반색했다. 친구들이 개봉하는 날 단체관람을 했단다. 이럴 땐 영락없는 중학생 소년이었다.

“개봉한 날 친구들이 단체 관람을 했어요. 재미있게 봤다고 해주시더라고요. 친구들은 저를 아니까 나오는 장면만 기다리고 있었대요.”

어린 배우들이 연기를 하느라 벅차 학업에 소홀한 경우를 많이 봤지만 성유빈은 “직업이 학생과 배우 두개라 더 바쁜 것 같다”며 연기만큼이나 학업도 열심히 해내고 싶다는 욕심을 보였다.

“학교를 빠지면 수업 따라가는게 힘들어요. 차라리 저는 학교 가는게 더 좋아요. 연기한다고 공부를 놓고 싶지는 않아요.”

하루에도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소화한 성유빈, 본래 성격이 밝고 활발한 편이지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말할 기회가 많지 않은 중학생인만큼 인터뷰가 쉽지 않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실제로 성격이 밝고 친구들이랑 활발하게 잘 노는 편인데 이번 ‘대호’ 인터뷰 하면서 학교 선생님들의 노고를 알 것 같아요. 하하.”

마지막으로 성유빈은 10대부터 5~60대 연령까지 많은 관객들이 ‘대호’를 보고 각자 느끼는 것을 얻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나이대별로 ‘대호’를 보고 해석하는 게 다를 것 같아요. 청소년들은 부모님과의 갈등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보고나서 먹먹한 감정을 가져갈 수 있을 겁니다. 부모님한테 듣기로는 어른들은 부성애를 많이 느낄 수 있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떤 분들은 CG 호랑이 보러 왜 가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만덕과 호랑이를 보는거지 절대 CG 호랑이가 다인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유지윤 이슈팀기자 /jiyoon225@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