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오는 프로그램이 없다고 할 정도로 다작인 김구라는 특히 올해 MBC에서만 ‘라디오스타’ ‘마이리틀텔레비전’ ‘복면가왕’ ‘능력자들’ ‘옆집의 CEO’ 등 5개의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맡은 프로그램마다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라디오스타’ ‘마이리틀텔레비전’ ‘복면가왕’ 등 잘 나가는 프로그램에 대한 기여도는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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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구라는 “무관의 제왕으로 남고싶다”든가 “마리텔의 성골이며, 라스와 복면가왕의 중심에 섰으며, 세바퀴의 발인까지 치렀다. 하지만 대상 수상 의지가 없다”며 MBC 연예대상 고사를 밝히고 있다.
김구라의 대상 수상 의지 없음은 반어법일까, 아니면 받을 생각이 실제로도 없는 것일까?
김구라가 2002년 한 인터넷 방송에서 종군위안부를 비하하는 발언을 한 것이 논란이 돼 출연중인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던 2012년 4월 이전만 해도 실제로 상을 받고 싶지 않았다.
방송을 쉬는 기간 김구라는 기자에게 “연말 연예대상 시상식 때만 되면 상을 받을까봐 걱정됐다. 만약 큰 상을 받았는데, 과거 인터넷 방송에서 함부로 이야기했던 것과 연관되면 오히려 더 머리가 아프다. 진짜로 상은 안받는 게 좋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이제 사죄와 자숙의 기간을 거치고 과거를 톡톡 털었다. 그렇다면 김구라가 상을 사양하는 것은 상당 부분 반어법으로 봐야 한다. 이제 상과 연관해 골치 아플 일은 없다. 김구라가 프로그램에서 MBC 연예대상을 자주 언급한다는 사실은 자신이 대상후보가 유력하다는 걸 간접적으로 상기시키는 것일 수도 있다.
김구라는 올해 이혼이라는 개인적으로 큰 아픔을 경험하며 아들인 동현이와 이를 잘 극복하고 있다. 아내의 빚은 김구라가 착실히 갚고 있다.
김구라가 요즘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9개. 과거에는 틈 나면 골프도 치고, 술도 마셨다. 하지만 요즘은 골프도 안치고, 술도 끊었다. 물론 금주는 공황장애 발병 이후 자기관리 차원의 성격이 강하다. 김구라는 요즘 취미 생활도 거의 하지 않은 채 주말에는 고2인 동현이와 스케줄을 맞추고 있다. 항상 동현이가 뭘 하고싶은 지를 챙긴다고 김구라 지인들은 말한다.
상은 받을 사람이 받아야 하고, 받은 사람도 기분이 좋아져 심기일전해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게 가장 좋은 기능이다. 그런 점에서 올해 MBC 연예대상은 김구라에게 주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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