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대상 수상자와 수상작품만 봐도, 그 해의 예능 트렌드가 한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올해에는 EBS를 제외한 지상파 3사 연예대상 시상식의 수상 후보자나 수상 결과를 봐도 예능 트렌드를 알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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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올해의 최고 예능 프로그램으로 ‘1박2일’과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경합을 벌인 구도도 새로운 예능 부재를 반영한다.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이경규가 “(대상을 누가 받아도) 도긴개긴”이라고 말했고 이휘재는 대상 수상 소감을 말하면서 내내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SBS는 ‘동상이몽’과 ‘아빠를 부탁해’등 신규 예능을 론칭하기도 했지만, ‘아빠를 부탁해’는 조기퇴장했다. 몇몇 예능은 방송시간대를 옮기고, 리뉴얼에 들어간 정도였다.
그나마 지상파중 새로운 시도를 하며 체면치레를 한 곳은 MBC다. ‘마리텔’과 ‘능력자들’ 등 새로운 미디어 환경 변화에 적응하고 생활관심사와 전문영역을 결합한 콘텐츠로 환영받았다. 10년의 역사를 쓴 ‘무한도전’과 ‘편견 제거’라는 컨셉으로 시효가 다한 것 같았던 음악 서바이벌 예능의 명줄을 늘린 ‘복면가왕’등 신구예능의 조화도 눈에 띄었다. 그래서 29일 열린 ‘2015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조금 웃을 수 있었다.
지상파 연예대상 시상식의 무게가 떨어졌다는 건 케이블 예능의 약진을 의미한다. tvN은 ‘삼시세끼’와 ‘꽃보다~’, 웹예능 ‘신서유기’로 트렌드를 이끌었고 예능제작팀은 ‘응답하라 1988’이라는 드라마로 신드롬급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JTBC는 ‘냉장고를 부탁해’로 쿡방 트렌드를 이끌었다.
올해는 지상파가 인터넷과 모바일 등 미디어 환경변화에 적응하는 과도기였다. 이 과정에서 1인미디어, 크리에이터, 덕후 등을 끌어들이는 새로운 시도가 있었다. 내년에는 지상파가 반격과 질주로 새 환경에 적응해야 살아남는다. 그래서 ‘케이블다움’에 대한 반격인 ‘지상파다움’이라는 반격이 이뤄져야 한다. 내년에는 새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낙오의 느낌이 훨씬 강하게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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