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11일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지분 76.4%를 1조87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카카오의 이번 결정은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과 로엔의 음악 콘텐츠가 가진 장점을 살려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 기반을 마련하고, 향후 글로벌 진출까지 염두에 둔 전략적 판단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멜론은 현재 국내 음원 시장 점유율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약 50% 점유율로 압도적이다. 이어 2위권에는 KT의 지니, CJ E&M의 엠넷이 점유율 10~20%가량씩을 차지하고 있다. 벅스와 소리바다, 네이버뮤직은 3위권이다.
포털 점유율에서는 네이버에게 밀리고 있는 다음이지만, 이번 인수로 멜론을 거둬들이게 되면서 다음은 네이버와 콘텐츠 경쟁에서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셈이 됐다.
카카오가 품은 것은 멜론뿐만이 아니다. 로엔 산하 레이블인 로엔트리와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전략적 투자관계인 에이큐브엔터테인먼트에는 굵직한 인기 가수들이 대거 소속돼 있다. 로엔트리에는 최근 중국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보보경심:려’에 주연으로 캐스팅된 가수 아이유가, 스타쉽엔터테인먼트에는에는 씨스타와 케이윌, 에이큐브엔터테인먼트에는 에이핑크와 허각 등이 소속돼 왕성한 활동 중이다.
일각에서는 이들 가수의 콘텐츠를 활용해 카카오가 네이버와의 경쟁에서 ‘한 방’을 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로엔엔터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지분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매니지먼트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콘텐츠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공동개발 등 협력도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네이버뮤직도 만만치만은 않다. 실제로 네이버뮤직의 음원 시장 점유율은 멜론에 비해 매우 미미한 수준이지만 네이버라는 ‘1위 포털’이 쌓아 둔 콘텐츠가 만만치 않다. 특히 네이버 스타캐스트, V앱 등에 아이돌그룹 등 인기 스타들이 독점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해 왔기 때문에, 네이버뮤직의 경쟁력을 얕볼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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