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들의 놀라운 상승세, 왜?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 기자]요즘 tvN 드라마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오 나의 귀신’ ‘두번째 스무살’ ‘응답하라 1988’ 등 지난해부터 tvN에서 방송돼온 금토드라마들이다. 올해도 ‘시그널’이 방송되고 있고, 월화드라마로 ‘치즈인더트랩’이 방송중이다.

이들 드라마의 공통점은 모두 대중성과 작품성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응팔’은 케이블 사상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시청률 20%를 목전에 두었다. 그동안의 멜로물에서 보기 힘든 캐릭터가 나오면서 보는 재미를 한껏 올리고 있는 ‘치인트’도 오후 11시 방송되는 월화드라마임에도 시청률이 6~7%나 나온다. 1%가 나오기도 어려운 방송시간대여서 ‘치인트’는 새로운 드라마 시간대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무엇보다 이들 드라마들은 방송될 때마다 수많은 기사가 쏟아지며 항간의 화제가 되고 이슈로 떠오른다. 2014년 tvN에서 ‘미생’이 방송됐을 때만 해도 케이블에서 대박 드라마 하나 나왔다고 했지만, 이쯤 되면 신선한 스토리를 잡아내는 기획력과 이를 담아내는 연출력에 새삼 놀라게 된다. 이런 기세면 tvN이 멀지 않아 드라마 왕국이 될지도 모른다. 

2회까지 방송된 ‘시그널’은 드라마를 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는 김혜수를 끌어들인 작품이다. 대본을 보면서 하고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고 한다. 뻔한 멜로물을 하지 않고 장르물을 택한 김혜수는 드라마 전체를 끌고가는 형사로 썩 잘 어울린다.

‘시그널’은 과거로부터 걸려온 무전기의 목소리로 형사들이 미제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수사해나가는 판타지적 설정을 차용했다. 밧데리도 제대로 없는 구형 무전기를 통해 2000년과 현재, 1989년과 현재가 수시로 오가는 설정이 황당할 수 있지만, 금세 시청자를 사건에 빠져들게 한다.

이 불가능한 판타지에 빠져들게 하는 요인은 희생자 유가족들이 가슴에라도 묻을 수 있게 해주기 위해서라도 장기미제사건들을 해결해야 한다는 국민적 열망이다. 진실을 가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자각과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는 국민적 부채의식이 더해진 것이다.

미제사건에 매달리다가 요즘 사건도 제대로 수사하지 못한다는 중간간부들들도 있지만, 김윤정살인사건과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들을 하나씩 풀어나가고 있는 수사원들에게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

tvN의 이런 드라마들은 지상파 드라마제작진에까지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 좋은 드라마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기를 바란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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