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저녁 서울 광장구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현대카드 컬쳐프로젝트 5 Nights II’의 네 번째 순서인 제임스 베이의 공연이 열렸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페도라와 긴 머리’를 스케치한 무대 배경이 먼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무대 위는 다른 장치 없이 악기들로만 채워져 담백했지만, 제임스 베이의 음악은 다채로왔다.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제임스 베이는 최근 전 세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신인 아티스트다.
27일 저녁 서울 광진구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열린 제임스 베이의 내한공연(현대카드 제공) |
지난해 브릿 어워드(BRIT Awards)가 선정한 ‘2015 비평가의 선택(Critic’s Choice)’을 수상하며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비평가의 선택’ 부문을 거쳐 세계적인 슈퍼스타로 발돋움한 이들로는 현재의 영국 음악을 대표하는 아델, 샘 스미스 등의 아티스트들이 있다. 제임스 베이는 또 올해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에서 ‘최우수 신인 아티스트(Best New Artist)’ 등 3개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비교적 짧아 아쉬울 줄 알았던 한시간 반 남짓 되는 공연 시간은 밀도가 상당히 높았다. 열두곡이 꽉꽉 담긴 세트리스트는 관객의 집중도를 높이고 제임스 베이의 음악을 선보이기에도 충분했다. 기타 하나로만 차분히 노래하는 어쿠스틱 발라드부터 포크, 블루스, 로큰롤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관객 호응을 이끌었다.
27일 저녁 서울 광진구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열린 제임스 베이의 내한공연(현대카드 제공) |
‘모델 포스’가 풍기는 그의 외모도 ‘눈 호강’이라는 또 다른 재미를 안겼다. 긴 팔다리와 큰 키, 준수한 외모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차분히 기타를 연주하다 빠른 템포에서 돌변해 독특하게 발을 구르는 그의 모습에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의 대표곡인 ‘홀드 백 더 리버(Hold back the river)’, ‘렛 잇고(Let it go)’, ‘스칼스(Scars)’, ‘무브 투게더(Move together)’ 등에서는 어김없이 한국 관객들의 ‘떼창’이 나왔다. 한국에서의 첫 공연이지만 따라부르기 쉬운 멜로디와 가스펠 느낌의 후렴구가 ‘떼창’ 포인트가 됐다.
이날 그의 한국 팬클럽은 제임스 베이를 위한 이벤트도 준비했다. 노래에 맞춰 휴대폰 플래시를 흔들고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관객들에게 제임스 베이는 엄지와 거지를 겹쳐 ‘손가락 하트’를 날렸다. “당신들 멋져요(You guys are awesome)!”라고 소리친 관객에게 똑같이 “당신들이 멋져요(You guys are awesome)!”이라고 맞받아 치기도 했다.
곡 사이사이에 펼쳐진 제임스 베이의 기타 솔로도 압권이었다. 그의 노래하는 목소리를 들으러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이라면 그의 기타 소리는 또 다른 발견이었다. 함께 무대에 오른 키보드 연주자 잭 덕스버리(Jack Duxbury)와의 듀엣도 뛰어났다.
제임스 베이는 한국 공연을 마치고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투어 공연을 가진 뒤 다시 유럽으로 돌아간다. 이날 단 한 번의 내한 공연은 짧고 굵게 끝났지만, 제임스 베이는 “곧 다시 만나자(Let‘s do it agian soon)”라는 말을 남겼다. 관객들은 “언제(When)?”, “올해 여름(This summer)”이라고 외치며 기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