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슬립 ‘미래일기’, 남은 시간에 대한 소중함 일깨워주었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설특집으로 8일 방송된 MBC ‘미래일기‘는 이번 명절 파일럿증에서 가장 눈에 띄는 예능이었다. 시간여행자가 된 연예인이 자신이 원하는 미래의 특별한 하루를 정해 살아보는 시간 여행 버라이어티라는 기획의 참신함이 있었고, 이속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재미와 감동 등 세 박자가 제대로 맞아떨어진 수작이라 할만하다.

지상파들이 콘텐츠 전쟁이라 할 정도로 케이블 채널과 인터넷 등으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기획력과 매체 특성을 활용한 ‘미래일기’ 같은 프로그램으로 승부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방향으로 보인다.

MBC가 명절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고 있는데, ‘복면가왕‘ ‘마이리틀텔레비전’에 이어 이번 ‘미래일기‘도 정규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도 좋겠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래일기’는 한마디로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프로그램이었다. 또 생각해보지 않을 것을 생각해보게 했다. 그래서 남은 시간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주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안정환, 제시, 강성연-김가온 부부가 미래로 떠났다. 80세가 된 안정환은 초등학생들과 축구를 하며 웃음을 주었다. 하지만 “내가 80이 되면 어린이랑 축구할 수 있을까”라고 자문하자 바로 숙연해졌다.

미래를 살아보면서 미래일기를 작성하는 것 또한 시청자에게도 많은 걸 느끼게 했다. 제시와 그녀의 엄마는 각각 “엄마 나이로 살아봤는데, 잘해야 된다고 느꼈다”면서 “열심히 살자”고 다짐했다. 안정환은 로봇인 ‘귀요미’와 대화를 나누며 “80이 되어 내 주위에 아무도 없다면 사람이 그리울 것이다”면서 “그때 나 혼자 있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겠다”고 말했다.

강성연과 김가온 부부는 77세 동갑내기가 되어 만났다. 둘은 세월의 야속함에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서로의 영정 사진을 찍어주며 추억을 남겼다. 늙는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지만 이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려는 모습도 보였다.

‘미래일기‘의 출연진들 모두 겉모습만 늙게 특수분장을 했지만, 나이 든 모습 앞에 몸도 마음도 경건해졌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가장 소중한 것인 ‘시간’의 귀중함을 깨달은 것이다. 그 무엇보다도 가족이 소중하고, 지금 이 순간을 살아야한다는, 가장 평범하면서도 중요한 진리를 알게 된 모습에 시청자들도 감동받았다.

‘미래일기’는 설 명절 본연의 의미인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하면서 모처럼 웃음과 감동을 모두 충족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청자들에게도 미래로의 시간여행은 웃음과 감동이 공존하는 특별한 체험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래일기‘는 8.5%(TNMS 수도권기준)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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