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의 CEO 주가…윌셔 유재환 행장 취임 후 46% 상..

Executive-reward-and-compensation

증권가에는 ‘CEO주가’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CEO의 능력이 ‘주가’를 결정한다는 의미로 이미 지난 1990년대부터 폭넓게 활용되는 개념이다.

제대로 된 투자자라면 한 기업의 주식을 사들이기에 앞서 장부 확인은 물론 CEO의 능력·자질·성과 그리고 철학 등을 반드시 분석한다. CEO로서의 성과는 CEO 자신은 물론 그 회사의 평판(Reputation)으로 굳어진다. 결국 CEO가 누구인지가 회사가치를 평가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며, 이것이 곧 주가에 반영된다는 뜻이다.

실례로 ‘투자의 신’으로 불리는 워렌 버핏의 경우 한 기업의 지분을 매입할 때 CEO의 경영 능력을 최우선 순위에 둔다고 한다. 버핏은 CEO의 ‘능력’과 ‘사업모델’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CEO의 능력을 선택한다고 한다. 사업모델이 좀 못해도 CEO가 탁월하면 얼마든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렇다면 이 ‘CEO 주가’를 3대 한인 상장은행에 도입했을 때 누가 가장 빼어난 능력을 발휘했는지 분석해 보자. 단 이번 분석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의 단순 주가 변화만을 참고한 것이며 인재 육성과 인프라 확장, 그리고 성장모델 확립 등 기타 경영능력은 제외했다.

케빈 김
케빈 김 BBCN CEO

BBCN뱅크 케빈 김 행장

한인 최대 은행 BBCN 뱅크의 케빈 김 행장은 지난 2014년 4월 취임했다. 3대 한인 상장은행의 CEO들 가운데 재임 기간이 가장 짧다. 김 행장이 정식 취임한 지난 2014년 4월 21일 BBCN의 주가는 16.19달러였다. 6개월이 지난 시점인 10월 21일 14.01달러로 떨어진 주가는 취임 1년이 지난 2015년 4월 21일에도 14.42달러에 머물렀다. BBCN 주가의 반등이 시작된 시점은 2015년 6월 무렵이다. 6월들어 15달러를 돌파한 BBCN의 주가는 10월 20일 16달러, 10월 27일에는 17달러 50센트로 올랐고 11월들어 상승세가 가파라지면서 11월 24일 취임 후 최고치인 19.21달러를 찍었다. 20달러를 앞두고 있던 BBCN의 주가가 다시 내림세를 탄 것은 지난해 12월 8일 윌셔은행과 합병을 발표한 다음부터다. 지난해를 17.22달러로 마감했던 BBCN의 주식은 올들어서 반전의 기회를 맞지 못하고 내림세를 계속했다. 1월 25일 14.36달러로 내려간 뒤 반등세를 나타내 지난 1일 15.31달러로 회복됐지만 이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결국 지난 10일 올해 최저치인 14.23달러까지 떨어졌다. BBCN의 CEO주가는 지난 2014년 16.19달러에서 12%가 하락한 셈이다.

유재환 윌셔
유재환 윌셔은행 CEO

윌셔은행 유재환 행장

윌셔은행 유재환 행장은 2011년 2월 취임, 3대 한인 상장은행 CEO중 가장 오래 재직 중이다. 유 행장 취임 후 윌셔의 주가는 곤두박칠치기 시작했다. 6.56달러로 시작했던 주가는 취임 7개월만인 그해 9월 18일 2.42달러까지 바닥으로 내려갔다. 유 행장 취임 시점의 가격으로 회복된 것은 20112년 9월 9일 6.67달러로 거의 19개월만이었다. 이후 2013년 11월 10달러를 돌파, 10.50달러를 기록하면서 유 행장은 3년간 재계약을 이뤄냈다. 작년 6월 21일에는 유 행장 취임 후 최고치인 12.95달러까지 상승했다.

BBCN과의 합병 발표와 동시에 11달러대를 유지하던 윌셔의 주가는 작년 12월 21일 합병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면 12.28달러까지 올랐다. 합병 진행이 본격화된 올들어서는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1월 4일 10.64달러에서 10일 현재 9.59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유 행장의 CEO 주가는 6.56달러에서 9.59달러로 3.03달러 올라 무려 46%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금종국 한미
금종국 한미은행 CEO

한미은행 금종국 행장

한미은행 금종국 행장은 2013년 6월 취임했다. 한미은행의 주가는 금 행장 취임 직후인 6월 16일 16.45달러였다. 주가 변화만으로 볼 때 금 행장은 그야말로 바람을 등에 업고 거침이 없는 모양새다. 금 행장 취임 이후 한미의 주가는 8월 25일 16.33달러, 9월 25일 16.25달러로 잠시 주춤했지만 9월 말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11월 20달러, 12월 22달러까지 넘어섰다.

2014년에는 주가상승폭이 더욱 컸다. 3월 9일 24.41달러를 기록한 한미의 주가는 그해 4월 한때 20달러 초반대로 일시 후퇴했지만 다시 힘을 내 6월 24달러대를 회복하더니 11월 초 27.80달러로 취임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미의 주가에서 위험 신호가 발견된 것은 BBCN과 윌셔의 합병이 발표된 작년 12월부터다. 합병발표 직후만 해도 안정세를 유지하던 한미의 주가는 올들어 지난 8일 20달러 초반으로 후퇴하더니 10일 19.22달러로 20달러 고지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지난해 11월 27.80달러였음을 감안하면 불과 3개월 사이에 무려 8.58달러(30.8%)나 빠진 것이다. 그래도 취임 당시 16.45달러에 비하면 CEO 주가는 16.8% 상승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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