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복습하기③] 스포트라이트, 룸, 대니쉬걸, 조이…무슨 영화 볼까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작품상 받은 ‘스포트라이트’를 볼까, 여우주연상 받은 ‘룸’을 볼까…”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막을 내렸지만, 국내 극장가는 ‘아카데미 진행중’이다. 수상작은 물론이고 후보로 올랐던 작품들도 상영 중이거나,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가장 관심을 받는 영화는 작품상을 받아 ‘오스카 주인공’ 자리를 꿰찬 ‘스포트라이트’(감독 토마스 맥카시)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이 영화는 미국 3대 일간지인 ‘보스턴 글로브’가 지난 2002년 가톨릭 사제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폭로한 실화를 담았다. 


팀장 로빈슨(마이클 키튼)과 마이크(마크 러팔로), 샤샤(레이첼 맥아담스) 등으로 이뤄진 ‘스포트라이트(심층취재)’팀은 신임 국장의 지시를 받아 취재에 착수한다. 팀원들은 결국 지난 30년간 보스턴 내 6개 교구에서 80여 명의 신부들에 의해 아동 성추행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고 추기경도 이를 알고 있었음에도 침묵했다는 정황을 파악하고 이를 보도하기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지역 사회의 신망을 받는 가톨릭 교구, 교구를 감싸고 도는 사람들이 스포트라이트팀에 보내는 싸늘한 시선, ‘과연 이걸 보도할 수 있겠느냐’는 의심의 눈초리들도 끊이지 않았지만 영화는 이를 극적인 갈등으로 과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풀어냈다.

여우주연상을 받은 브리 라슨이 출연한 영화 ‘룸’(감독 레니 에이브러햄슨)은 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룸’은 17세 때 납치돼 7년 동안이나 방 안에 감금된 상태에서 아들을 얻은 24세 엄마(브리 라슨)가 용기를 내어 아들 잭(제이콥 트렘블레이)을 데리고 탈출하는 실화를 그린 영화다.

브리 라슨은 청소년 트라우마 전문가를 찾아가 의논하며 인생이 산산조각난 캐릭터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등 영화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쳤다. 또 캐릭터의 리얼리티를 위해 살을 빼고 근육을 단련하는 등의 준비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초로 성전환 수술을 한 남자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대니쉬 걸’(감독 톰 후퍼)은 스웨덴 출신 배우 알리시아 비칸데르에게 첫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안겼다.

영화 ‘대니쉬 걸’은 지난달 17일 국내 개봉한 후 극장가에서 조용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성전환수술을 받는 남자인 아이나(에디 레드메인)가 내면의 여성성을 발견하고 ‘생물학적’ 여성으로 변하려고 분투하는 과정을 담았다. 영화의 배경인 1920년대 덴마크 코펜하겐의 보수적인 분위기에서 아이나와 그의 아내 게르다(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처한 현실과 이들의 변해가는 관계가 역동적으로 그려졌다. 


여우주연상 수상에는 고배를 마셨지만 할리우드 스타 제니퍼 로렌스가 출연한 영화 ‘조이’(감독 데이비드 O. 러셀)도 볼만하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2013)에 이어 제니퍼 로렌스와 브래들리 쿠퍼가 함께 출연했다. 영화는 이혼한 후 가난에 허덕이던 싱글맘이 잊었던 발명가의 꿈을 되찾으면서 사업가로서 성공한 실존 인물인 조이 망가노의 이야기를 담았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에서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젊고 외로운 여자를, ‘헝거게임’ 시리즈에서 강한 여전사를 연기했던 제니퍼 로렌스가 당찬 사업가로 변신한 모습이 눈에 띈다.

jinlee@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