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 3회에서 송혜교(의사 강모연)가 상의를 탈의한 채 아침 구보 중인 군인 아저씨들을 넋을 잃고 바라보는 모습은 귀엽다. 이런 송혜교를 송중기(대위 유시진)가 은근히 질투한다. 이 상황을 약간 오글거리는 김은숙의 대사까지 가미하면 완벽한 그림이 된다.
송혜교는 예쁘면서도 눈빛, 표정도 살아있어 귀엽다. 송중기는 군대 갔다오기 전만 해도 우유빛 피부의 아기 또는 소년 이미지였지만 장교 군복을 입은 송중기는 깨끗함과 남자 스멜에섹시함까지 갖춰 처자들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두 사람은 벌써 멜로를 그려나갔다. 3각, 4각관계도 아닌 두 사람만의 명확한 러브라인이지만, 공간이 전장이니만큼 ‘풀하우스’ 처럼 로맨틱 코미디에서 볼 수 있는 달달한 러브라인은 아니다.
우르크에서 두 사람의 연결고리가 다시 시작된 장면부터가지뢰를 소재로 한 ‘장난’이다. 송중기 때문에 자신이 진짜 지뢰를 밟은 줄 알고 놀란 송혜교는 눈물을 보였다. 하지만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송혜교는 눈물을 닦고 송중기를 따라 국기에 대한 경례를 했다. 송혜교는 놀람, 타국에서 느끼는 애국심, 사명감 등이 섞인 미묘한 감정을 깊은 눈빛에 담아내며 몰입도를 높였다.
두 사람의 멜로적인 분위기를 기대하는 가운데서도, 사회성이 가미된 상황들이 언뜻언뜻 등장한다. ‘금수저와 흙수저’, ‘갑과 을’ 등 현실을 꼬집는 대사들이 있다. 실력은 최고지만 교수 임용에선 3번이나 미끄러진 강모연이 “적어도 셋 중에 한 번은 실력이 빽이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사이다성 대사를 한다. 자신에게 집쩍거리는 병원 이사장에게 단호하게 대하는 장면은 판타지가 가미됐다 해도 시원하다.
3회 마지막 장면도 무거운 내용이다. 강모연이 우르크 지역에서 갑자기 쓰러진 VIP 환자를 의사의 판단으로 무조건 지금수술해야 한다고 하자, 송중기 등 한국 군인과 VIP 환자의 측근들이 죄다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는 등 상황은 긴박하고 예민하게 돌아갔다.
이 상황에서 상관의 지시를 어겨가며 송혜교를 지키기 위해 총을 들고 송혜교 앞에 서는 송중기.. 더 이상 멋있는 남자는 있을 수 없다.
송중기와 송혜교와 앞으로 풀어갈 이야기도 결코 가벼울 수없다. 3회에서 송중기가 송혜교와 돌아오는 길 바닷가 섬을 찾아가 풀어 놓았던 이야기, 쓰러진 어린 아이를 바라보며 두사람이 예민하게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에서 알 수 있듯 두 사람은 절망과 고통 속에서 현실과 이상을 그려가며, 인간의 가치를 생각하게 할 것이다. 두 사람의 멜로 외에도 이 부분에 대한 기대치도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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