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민, 악역 연기 이후의 행보

-남궁민, 악역 계보에 한 획을 긋다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남궁민이 악역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는 ‘해피투게더3‘와 ‘SNL코리아 시즌7’에 출연해 분노 연기를 보여달라는 진행자들의 요구에 즐겁게 답했다.

남궁민은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 스타셰프 얼굴을 한 연쇄살인마 권재희에 이어 ‘리멤버- 아들의 전쟁’에서 분노가 폭발하면 어디로 튈지 모르는 폭주기관차 남규만역을 잘 보여주었다.

“그동안 내면을 보여주는 역할을 많이 했다. 분노하기는 쉽다. 그런데 남규만은 화를 많이 내는 스타일이어서 해보고 싶었다.”


남궁민은 “처음 감독을 만나 남규만 역할에 대해 ‘이 사람은 회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감독님이 끝까지 이를 지켜주었다”고 했다.

“20회로 구성된 드라마에서 계속 화만 내면 시청자들이 힘들어할 수 있다. 화를 내면서도 웃음을찾아 연기하기도 했다. 시청자분들도 어이 없다고 하시면서 봐주신 것 같다.”

악역을 조금 여유있고 귀엽게 보여주는 데는 친구이자 자신의 비서실장 캐릭터를 맡은 이시언의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시원이가 고밉다. 그 친구가 아니었다면 내 캐릭터가 살지 못했다. 그 친구가 나를 무서워해줬기 때문에 악역이 더 잘 먹혔다.”

남궁민은 새 노트북 7대 등 수많은 소품을 부셨다. 1천만원 이상 날렸다. 소리를 지르고 흥분한다. 이런 연기를 하면 출연료를 조금 더 줘야 할 것 같았다.

“성대가 강해졌다. 편해졌다. 처음에 화를 내보니 더 화가 나더라. 화가 화를 부르는 상황이었다. 생각보다 악역 캐릭터에서 빨리 빠져나온다. 가지고 있으면 힘든 캐릭터라 홀가분하게 빠져나오는 편이다.”

남궁민은 남규만이 무서운 캐릭터라고 생각은 못했지만 제 3자 입장에서 보면 섬찟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자신이 사람을 죽여놓고 잡히지 않기 위해 계속 돈으로 막고 있는 모습은 끔찍하다. 하지만 남궁민은 배역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을 했음에도 처음에는 대사가 입에 잘 붙지 않았다. 과장연기가 아닌 자연스럽게 연기해도 악인 모습이 나와야 했다.

“진짜처럼 빙의돼 말할 수 있을까? 캐릭터 안에 들어갈 대사는 내 식대로 바꾸기도 했는데, 감독님이 날 믿어주셨다. 오히려 감독님은 내가 의심을 할 틈을 주지 않았다, ‘오늘 어떻게 화낼 거야? 난 남규만 팬이야. 남규만 바스트 따야돼’ 하면서 나에게 믿음을 주셨다.”

남규만은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캐릭터다. 그런 점을 방해하는 건 죄다 없애버리려고 한다. 남궁민은 상대 고통을 모르는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최대한 ‘또라이‘ 처럼 보이려고, 섬뜩한 느낌이 날 수 있는 부분을 찾았다고 한다.

남궁민은 ‘리멤버’에서 슈트 2벌을 협찬 받은 것 외에는 스타일리스트와 의논해 새로 맞추거나 원래 가지고 있던 슈트를 활용했다.

그는 하고 싶은 역할이 많다. 하지만 그런 건 안들어오고 악역만 들어왔다, 남궁민은 이제 지상파에서 더 센 역할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일반 사람들이 표현해낼 수 있는 캐릭터의 감정선을 연구하고 있다. “저렇게 나쁜 놈이 어떻게 착한 역할을 하겠어”라는 시선에 대한 도전 과제가 생긴 셈이다.

남궁민은 ‘내마음이 들리니‘의 장준하의 어린 시절 봉마루, ‘청담동 앨리스’에서 문근영의 가난한 남자친구 역 등 자신이 맡았던 역할을 되새겨보기도 한다. 이런 류의 캐릭터를 좀 더 섬세한 감정선으로 풀어 더욱 발전된 연기를 보여주자는 생각에서다. ‘응팔‘의 이동휘와 오정세와도 연기하고 싶다.

남궁민은 일상을 거의 경험하지 못한다고 했다, 기껏 직장 다니는 친구와 밥 먹는 정도다. 하지만 일도 좋아하고, 자유롭기를 원하는 쉬는 것도 좋아하는 남궁민이기에 사람의 감정선을 무섭게 파고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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