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태양의 후예’에 만약 송중기와 송혜교의 사랑이 없다면?
드라마가 재난지역에서 사람들을 구하는 숭고한 일을 하는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재미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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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송커플의 멜로가 그만큼 비중이 크다는 얘기다. 구원커플의 얘기 또한 흥미롭다.
흥미로운 것은 시청자의 멜로 반응이 극중 인물 감정보다 앞서나간다는 사실이다. 송중기는 기자간담회에서 “와인키스 촬영때 걱정을 많이 했다”고 했다. 혹시 시청자분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때문에 떨면서 촬영했던 경험을 전했다. 하지만 이거야 말로 ‘기우‘였다. “중기야, 진도 더 많이 나가도 돼”가 시청자의 주된 정서다.
김은숙 작가의 멜로물 여자주인공은 자존심 빼면 시체다. 초반 송혜교가 복잡한 마음에 송중기를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던 것은 충분히 예상되는 캐릭터였지만, 시청자들은 오히려 송혜교의 멜로를 독려하는 분위기였다.
역시 멋있는 남자답게 송중기는 고백도 7회에서 구조중 당한 자신의 어깨부상을 치료해주는 송혜교에게 “되게 보고 싶던데. 무슨 짓을 해도 생각나던데”라고 단숨에 해버렸다.
8회에서는 송혜교가 송중기에게 공개 고백을 했다. 로맨스 반격이었다. 의도치 않은 깜짝 고백이었기에 설렘은 배가 됐다. 사랑을 아는 송혜교 캐릭터가 더욱 멋있게 보이는 순간이었다.
17일 방송된 8회에서는 두 번째 한국행을 포기한 강모연(송혜교)의 로맨스 반격이 펼쳐졌다. 만인이 듣는 가운데 유시진(송중기)을 향한 마음을 고백하게 된 것.
발전소 재난현장 생존자 수색 작업이 공식 종료된 가운데, 메디큐브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의 지치고 불안한 마음을 위해 엠프를 고친 다니엘(조태관). 이를 신기하게 보고 있던 모연은 “선곡은 제가”라며 엠프에 핸드폰을 꽂아 음악을 재생시켰고, 흘러나오는 음악에 안정을 찾은 환자와 의료진, 태백 부대원의 모습이 교차되며 평화로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첫 곡이 끝난 후 모연의 흐느끼는 음성이 전파를 타며 상황은 급반전됐다. 지난 5회분에서 사고로 차가 절벽에 매달리며 공포에 빠진 모연이 급하게 녹음으로 남겼던 유언 파일이 재생되고 만 것. “이렇게 객사할 줄 알았으면, 교수고 뭐고 그냥 대충 살 걸”이라는 한탄과 함께 시작된 유언은 온 막사와 메디큐브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고, 이를 들은 모연은 창피함에 다니엘이 있는 곳으로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시각, 다니엘 옆에 있던 시진은 “이렇게 죽을 줄 알았으면 그냥 내 마음 솔직하게 고백할 걸 그랬어요. 아주 멋진 사람에게 키스 받았구나, 내내 설렜었거든요”라는 모연의 고백을 듣게 됐다. 우르크에 온 이후에도 줄곧 진심을 고백해왔던 시진과 달리, 복잡한 마음에 그를 향한 애정을 표현하지 않았던 모연의 깜짝 반격이었다.
모연 입장에서는 역대급으로 창피했을 고백. 이 멘트가 이런식으로 재활용될지 몰랐다. 하지만 의도치 않은 모연의 진심은 보는 이들에게 달달함을 급속 충전했고 우르크에 함께 남은 것도 모자라, 진심까지 확인한 두 사람의 로맨스 향방에 기대감을 더했다.
한편 이날 방송은 시청률 28.8%(AGB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나타냈다. 또 자체 최고 기록이다. 3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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