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좀 구해주세요”…한인의류업계 구인난

10년새 업체수 2배 늘어

전문직 크게 부족…E-커머스, 트레이드쇼 전담 ‘귀하신 몸’

채용박람회2
지난 17일 LA페이스마트에서 한인의류협회 주도로 소규모로 진행된 채용 박람회.

“6개월 넘게 적임자를 못찾고 있네요”

한인 의류 업주 A씨는 해 마다 감소하는 매출도 걱정이지만 더 큰 걱정은 능력 있는 직원을 찾는 일이라고 말한다.

한인 의류업계의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다.LA와 인근 지역에 밀집해 있는 한인 의류 업체수는 2000여개에 달한다.

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개발과 생산, 물류, 관리 등 부문의 기본 인력만 따져도 1만여명에 육박한다.

여기에 다운타운 도매상권에 매장까지 운영중인 업체는 1000여개로 매장 관리 인력까지 더하면 전체 고용인구는 1만5000명에서 2만명에 달한다.

한인이 운영중인 단일 업종 치곤 고용인구도 많고 해당하는 업체도 많다 보니 자연히 업체간 인력 이동도 활발하다.

상당수 업체들이 거의 매일 같이 한인들이 주로 방문하는 커뮤니티 사이트나 구인 구직 전문 사이트 등에 필요한 직원들을 찾는다는 글을 남기고 있지만 빈자리를 채우는데 까지는 최소 1달에서 길게는 6개월 넘게 걸리는 경우도 많다.

한인 의류업체의 고질적인 인력난의 가장 큰 이유는 지난 10여년간 업체수가 2배 가량 급증한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10년 사이 새로 생긴 대부분의 업체들이 기존 업체에서 나름 능력을 인정 받던 직원들이 독립해 차리다 보니 자연히 그 만큼 빈자리가 생긴 것이다.

물론 10여년간 꾸준히 새로운 직원들이 들어 와 빈자리를 채우고 있지만 업체수가 크게 증가한 만큼 이직 할 기회도 늘어난 셈이다.

능력 있는 디자이너 1명과 세일즈에 능통한 직원 1명이면 회사를 이끌어가는데 큰 문제가 없었던 때도 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온라인 판매와 타 지역에서 열리는 트레이드쇼 참가 등 판매처가 크게 다변화 됐고 생산 역시 LA나 인근 지역에 국한되던 것에서 이제는 중국뿐 아니라 전세계 개발 도상국가로 범위가 크게 넓어지다 보니 각 분야별 업무를 전문적으로 담당할 직원이 턱 없이 부족해졌다.

특히 최근에는 온라인 마케팅과 고객 관리 등 E-커머스 분야와 트레이드쇼를 담당한 전문 직원들의 몸값은 하늘 높은줄 모르게 치솟고 있다.

10여년전 쇼룸에서 고객들을 직접 만나 현장 매출을 늘렸던 직원이 귀했던 때와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특정 분야에 수요는 많고 인력 공급은 이를 따라오지 못하다 보니 경력을 속이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능력을 인정 받지 못해 1달도 안돼 해고를 당한 직원이 경력을 10배 이상 부풀려 해당 분야에서 2년 이상 경력과 능력을 갖췄다고 이력서에 기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한 대부분의 업주들이 새로 직원을 채용할때 이전 직장에서의 실제 경력이나 근무 태도를 확인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불필요한 기회 비용을 날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한인의류협회 장영기 회장은 “한인 의류업계는 짧은 기간동안 업체간 치열한 경쟁을 통해 지금과 같은 거대한 시장으로 성장하다 보니 인재풀을 만들기 위한 업계 차원의 노력은 부족해 왔다”라며 “앞으로 한인 업체들이 안정적으로 우수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협회 차원의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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