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버라이어티 ‘1박2일‘은 수십 대의 카메라가 붙어 촬영을 진행하기 때문에 촬영 분량이 너무 많아 보존하기 어렵다. 방송이 되고나면 원본 촬영분은 폐기 처리된다.
‘1박2일’이 지금까지 9년여간 방송됐지만 원본 촬영분이 보관돼 있는 것은 백두산 특집편 정도다. 하지만 ‘1박2일‘ 안중근 의사 특집편은 교육적 가치도 있어 필요한 경우에 대비해 촬영된 영상자료를 특별 보존하기로 했다고 유호진 PD가 밝혔다.
유호진 PD에 따르면 ‘1박2일’ 안중근 의사 특집은 지난 1월 중순 기획됐다. 중국 하얼빈 지방의 빙등제 관련 여행책자를 보다 안중근 의사 관련 장소가 박스기사로 소개된 것을 읽게됐다. 그리고 이틀후 비행기 티켓을 끊어 답사를 다녀왔지만 반신반의했다.
역사적 의미는 매우 높지만 관련 유적지 등 남아있는 시설이 너무 부족했다는 것. 방송인들 용어로 그림이 될만한 게 별로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 PD는 보여줄만한 현장이 부족하더라도 안중근의사의 이야기는 남아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 분이 겪었던 일을 시간 순서대로 추적하는 통시적 접근을 선택했다. 그래서 안중근 의사의 심리도 느껴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2달간의 준비 끝에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 전 3일간의 흔적을 따라가게 됐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얼빈으로 가고, 이후 다롄의 뤼순 감옥 순국현장까지 그 분의 발자취를 따라갔다. 그리고 부족한 현장은 각종 사진과 책 자료로 보충하기로 했다.
안중근 의사를 입체적으로 재조명한 특집편 방송이 나가자 시청자들은 큰 호평을 보냈다. ‘역사 수업 교재로 활용해야 한다’는 등의 찬사도 이어졌다. 역사학을 전공하는 교수들도 칭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번 방송은 시간의 흐름을 잘 추적했고,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가 제국주의, 팽창주의에 맞선 평화주의자라는 걸 잘 알려주었다는 것이다.
유호진 PD는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무거운 사건이다 보니 시사회에서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멤버들이 분위기를 잘 파악하며 진지한 분위기 속에 그 분의 발자취를 따라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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