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공포영화가 여름 성수기에서 점차 봄으로 밀려나자, 일각에선 ‘공포영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공포영화 장르 자체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는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공포영화는 컨셉 싸움”이라며 “할리우드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한국 영화시장에서 공포영화가 예산을 많이 들여 성수기 시장을 공략하는 사례를 찾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했다.
국내 4대 배급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에 기억 나는 공포 영화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장화홍련’(2003)이나 ‘검은집’(2007) 정도가 기억나는데 너무 옛날 영화들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공포영화는 컨셉 싸움”이라며 “할리우드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한국 영화시장에서 공포영화가 예산을 많이 들여 성수기 시장을 공략하는 사례를 찾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했다.
시장 자체가 마니아층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목표 관객의 범위가 한정돼 있을 뿐 아니라,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공포영화의 문법도 시간이 지나면서 약효를 다 했다는 이야기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공포영화 최고 흥행작들의 성적만 봐도 뚜렷해진다. 2013년 ‘컨저링’을 제외한 영화들은 각각 누적관객수 100만에도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한국 공포영화 역대 흥행작 탑3도 ‘장화홍련’(2003), ‘폰’(2002), ‘여고괴담’(1998)으로 10년도 더 된 작품들이다. 그사이 한국 연간 누적관객수가 ’2억 명’을 돌파한 폭발적인 성장에 비하면 공포영화는 엄청난 퇴보 중인 셈이다.
공포영화의 딜레마도 적지 않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타깃 관객을 넓히려 순도를 낮게 만들면 마니아층이 떨어져 나가고, 굉장히 매니악한 영화를 만들면 일반 대중들이 못 본다”고 말했다.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또 “공포영화의 트렌드를 보면 현대인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무엇을 희망이라고 생각하는지 등의 사회상을 알 수 있다”며 “이런 장르 영화들이 잘 되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