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토크·유머 대신 진솔한 삶 이야기
차별화된 스토리텔링·무대연출 독보적
스태프와 남다른 팀워크도 가요계 정평
가수가 가장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 곳은 음반과 공연이다. 자신의 음악을 오롯이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갈수록 음악 소비주기가 짧아지는 음원소비 형태에도 적응해야 하며, 방송 예능, 특히 노래예능에도 모습을 드러내야 존재감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
가수 이문세는 이런 변화속에서도 음반과 공연에만 집중한다. 그럴 수 있다는 게 부럽기도 하다. 하지만 그의 공연에 대한 투자와 집중력은 대단하다.
이문세의 공연은 그동안 ‘이문세 독창회’ ‘동창회’ ‘소창회’ ‘붉은 노을’ 등으로 타이틀이 바뀌어갔다. 제목만 바뀌는 게 아니다. 콘서트 타이틀이 바뀌면 내용과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다. 레퍼토리는 겹치지만 무대구성과 스토리텔링, 연출은 항상 새롭게 제시되고 있다.
그는 공연기획과 준비에 철저하다. 자신이 스스로 콘서트 연출자가 되어, 꼼꼼히 체크해 새로운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주려고 했다. 관객들도 “이번에는 어떻게 바뀌었을까”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이문세 공연을 보러간다.
이문세가 지난 1년 동안 전국 19개 도시, 총 56회의 공연으로 관객들을 만났으며, 56회 전 공연 연속 ‘퍼펙트 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웠던 ‘씨어터(Theatre) 이문세’도 마찬가지였다. 16일 서울 강남구 엘지아트센터에서의 서울 앵콜 공연으로 1년간의 전국 투어를 마무리했다.
이문세는 이전 공연보다 훨씬 춤을 유연하게 췄다. 몸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현대무용과 퓨전무용 느낌도 나게 했다. 60세를 바라보는 이문세가 춤을 더 잘 춘다는 사실은 얼마나 연습을 많이 했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모두 팬에 대한 서비스 차원이다.
이날 ‘씨어터 이문세’는 중극장 콘셉트로 노래마다 차별화된 스토리텔링 퍼포먼스와 빅 밴드 사운드, 뮤지컬을 연상케하는 극적인 무대 연출을 통해 이문세의 수많은 명곡들을 재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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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세는 지난 1년 동안 전국 19개 도시, 총 56회의 공연에서‘ 퍼펙트 매진’ 기록을 세웠다. 지난 16일‘ 씨어터 이문세’ 전국 투어를 마무리하는 서울 공연에서는 눈물을 보이며 마지막을 아쉬워했다. |
무대 구성은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단출한 무대구성도 아니고, 오케스트라로 꽉 찬 무대 구성도 아니었다. 완전히 비어있는 무대에 이문세만이 올라와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무용팀과 빅밴드 등을 수시로 활용해 무대 연출을 다양하게 변주해나갔다. 스토리텔링에 따라 무대 공간을 채웠다 뺐다를 반복하며 다양성을 부여했고, 노래마다 그 스토리에 집중하게 했다.
‘소녀’ ‘깊은 밤을 날아서’ ‘광화문 연가’ ‘붉은 노을’ 등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사랑 받고 있는 히트곡들은 물론, 2015년 4월 발표된 13년만의 정규 15집 앨범 ‘뉴 디렉션(New Direction)’의 타이틀곡 ‘봄바람’과 ‘사랑, 그렇게 보내네’ 등 최신곡까지 망라되었으며, 이문세의 대체 불가능한 감성과 가창력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관람객 또한 10대 청소년들부터 60대, 70대 장, 노년층까지 전 세대에 걸쳐 고루 분포되어 음악을 통한 ‘세대통합’의 자리를 이뤄냈다.
이문세는 지난 16일 공연이 1년간 전국 투어의 마무리 자리인 만큼 특별히 기념 떡을 제작해 모든 관객들에게 선물했으며, 공연 중 눈물을 보이며 마지막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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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가족처럼 친해진 100여 명의 스태프들에게 각별한 애정도 전했다. 모든 스태프들의 사진을 담아 특별 졸업 앨범과 선물을 제작해 전달했으며, 스태프 시상식을 통해 직접 선물과 상장을 전하면서 투어의 마지막을 함께 아쉬워했다. 이문세는 전국 투어 중에도 스태프들과 수시로 체육대회를 여는 등 남다른 우애를 다져왔으며, 단단한 팀워크는 공연의 완성도로 고스란히 연결되며 ‘퍼펙트 매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씨어터 이문세’ 투어를 마친 이문세는 오는 5월, ‘홀가분 페스티벌’에 참가,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할 예정이며, 이후에는 휴식을 취하며 향후 활동 계획을 구상할 계획이다. 사랑과 이별을 노래하면서 삶의 이야기를 하는 이문세의 다음 행보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