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남아 돈다는데 치즈 수입은 매년 증가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국내에 넘쳐나는 우유 재고로 인해 낙농가와 유업계가 골치를 앓고 있는데, 치즈 수입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리얼푸드에 따르면 미국으로부터의 치즈 수입량은 2012년 3만1900t에서 2013년 4만2500t으로 늘었다. 2014년에는 6만3800t으로 정점을 찍더니 지난해에는 5만4800t이 수입됐다.

같은 기간 치즈의 주 수입통로 중 하나인 EU로부터의 수입량도 꾸준히 늘었다. 2012년 수입량은 1만1500t 이었다. 2013년에는1만800t으로 소폭 줄었던 치즈 수입량은 2014년 1만5700t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3만2000t으로 2배 넘게 수입량이 신장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치즈 수입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식생활 다변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와인이나 서구 음식을 즐기는 이들이 늘면서 치즈를 찾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슬라이스된 체다 치즈 일색이던 치즈 시장도 다양해져, 까망베르나 고다, 에멘탈 등 다양한 특색을 갖춘 유럽의 치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농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연간 치즈 소비량은 2000년 0.94㎏에서 지난해 2.4㎏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치즈들이 인기를 얻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한 편에서는 이런 수입치즈 인기가 단순히 기호의 변화에 의한 것이 아니라, 국내의 왜곡된 우유 시장 논리의 영향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까지를 기준으로, 국내 원유 재고량은 25만2762t에 달한다. 1년여 사이에 우유 재고량은 8.7%나 늘었고, 올해 들어서도 우유가 남아도는 기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원유 가격 연동제’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원유 가격은 수입 원유보다 최대 3배까지 비싸다. 때문에 국내에 넘쳐나는 우유를 두고도 치즈를 수입해 판매하는 업체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런 부조화는 치즈 외에 다른 유제품에도 비슷하게 적용되고 있다. 지난해 유제품 수입량은 45만4000t으로 전년보다 3.5% 늘어났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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