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작은 마을, 해녀 계춘(윤여정)은 아들이 일찍 세상을 떠나고 며느리도 제주도를 떠나자 손녀 혜지(김고은)과 단둘이 살아간다. 자신을 “계춘할망”이라고 해맑게 부르는 혜지만 있으면 세상이 두렵지 않던 계춘할망. 하지만 어느날 커다랗고 복잡한 시장에서 혜지의 손을 놓쳐버린다.
12년 동안이나 손녀가 찾아올지 모른다며 낡은 집을 지키고 살아가던 계춘할망에게 믿기지 않는 소식이 도착한다. 혜지를 찾았다는 것. 한달음에 달려간 계춘과 혜지는 12년 만에 새로운 동거를 시작한다. 혜지는 할머니와 헤어지고 ‘가출팸’을 이뤄 비행 청소년으로 지내왔지만, 제주도의 생활은 혜지를 점점 변화시킨다.
[사진= ‘계춘할망’ 포스터] |
배우 윤여정과 김고은의 만남 이외에도 다양한 배우들의 조합이 눈에 띈다.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멤버 최민호가 처음 영화에 출연하며 고향으로 돌아온 혜지를 살뜰히 챙겨주는 친구로, 악역 이미지를 쌓아 왔던 배우 김희원이 계춘할망의 든든한 지원군인 석호로 분했다. 충무로 화제작 ‘똥파리’의 감독 양익준도 배우로 출연했다.
가족 영화의 단골 주제가 ‘가족 해체’와 같은 시니컬한 소재들이 최근 트렌드였지만, ‘계춘할망’은 정공법을 택해 관객들의 눈물샘을 노린다.
2일 열린 시사회에서 창 감독은 “모성애나 내리사랑 같은 가족 여화의 단골 주제를 다뤘지만, ‘설득’보다는 ‘공감’을 주고자 기획한 영화”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가장 잘 아는 감정에서 영화를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평소 도회적인 이미지의 역할을 선보여 온 윤여정이 햇빛에 피부가 그을린 모습의 제주도 해녀로 분한 것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같은날 윤여정은 “시나리오를 처음 준 영화 관계자가 ”선생님 도회적인 이미지가 이미 소멸되셨습니다”라고 재치있게 말해서 이 역할에 말려들게 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계춘할망’은 오는 19일 개봉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116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