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에서 부동산 임대사업을 하면서 ‘돈이 안 되는’ 저소득층 세입자를 쫓아내려고 온갖 협박을 일삼아 온 임대업자가 범죄행위로 기소됐다.

뉴욕 주 에릭 슈나이더먼 검찰총장은 9일 기자회견을 하고 스티븐 크로먼(49)을 사기, 절도 등 20개의 중범죄 혐의로 뉴욕 주 대법원에 기소했다고 밝혔다.

크로먼은 25년 동안 부동산 사업을 하면서 맨해튼에 140개 이상의 주거용 빌딩을 보유한 ‘부동산 재벌’이다.

뉴욕 주 검찰은 크로먼이 주거용 빌딩을 통해 얻는 임대료 등 수입을 부풀려 은행에서 4천500만 달러 이상의 사기 대출을 받았다며 사기와 문서위조, 중절도 등 20개 혐의를 제기했다.

슈나이더먼 검찰총장은 “크루먼은 주거용 빌딩업계의 버니 매도프”라며 “그를 범죄 혐의로 기소한 것은 임대료 규제 아파트를 금광으로 생각하는 빌딩 소유주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매도프는 64억달러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금액의 금융사기 사건으로 2008년 체포돼 150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고 있다.

크로먼이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25년 동안 감옥에서 지내야 한다.

크로먼의 주택담보대출 중개인이었던 배리 스와츠(53)도 주택담보대출 서류 위조 등 15개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다.크로먼에 대해서는 형사소송과 별개로 민사 소송도 제기됐다.이는 크로먼이 그가 운영하는 부동산중개업체 직원들과 함께 세입자를 협박해 쫓아낸 것과 관련한 것이다.

크로먼은 아파트 세입자 중 뉴욕시 규정에 따라 임대료를 마음대로 올려 받지 못하는 세입자를 내보내려고 협박했다.뉴욕 시는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일부 아파트에 대해서는 임대료를 규제하고 있으며, 이들이 원하지 않으면 건물주라도 내보내지 못한다.

크로먼은 여기에 해당하는 세입자는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쫓아내려고 작전을 벌였다.맨해튼 6번가의 아파트에서 40년 이상 살았다는 한 세입자는 “매일 매일 새로운 공포에 시달렸다”면서 “뜨거운 물이 안 나오기도 하고 요리할 가스가 끊기기도 했다”고 말했다.크로먼은 저소득층 세입자를 나가게 하는 아파트 관리인에게는 보너스를 내걸고 독려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