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이 이제 극장에서 영화 안 본다”는 말이 영화계에 나돌 정도로 올봄은 혹독했다. 날씨 좋고 야외 활동을 많이 하는 봄이라지만 극장은 너무나도 썰렁했다. 실제로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6년 4월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누적 6320만 명이었던 1~4월 누적 관객수가 올해 5948만 명으로 5.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화계의 흉흉한 추정이 사실로 입증된 수치였다. 봄 끝자락에 개봉한 외화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와 한국영화 ‘곡성’을 시작으로 뚝 끊겼던 관객들의 발걸음이 마침내 회복되고 있는 분위기다.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국내 영화계를 주도하는 4대 배급사의 올해 흥행성적을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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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쇼박스 ‘검사외전’ㆍCJ ‘히말라야’=5월 현재까지 올해 최고 흥행작은 쇼박스의 ‘검사외전’<사진>이다. 2월3일 개봉해 설 연휴를 거치면서 흥행 최고점을 찍고 970만 관객을 쓸어모았다. ‘검사외전’은 매출액 771억 원을 달성했다.
‘검사외전’의 흥행으로 쇼박스는 1~4월 관객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쇼박스는 ‘검사외전’, ‘내부자들:디 오리지널’ 등으로 매출액 점유율 45.3%를 가져갔으며 1248만 명을 모았다. 관객 점유율은 44.5%였다. 한국영화 관객 절반 가까이가 쇼박스의 영화를 봤다는 이야기다.
특히 ‘내부자들:디 오리지널’은 3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감독판 최초로 100만 관객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최종 스코어는 208만 관객이었다.
CJ엔터테인먼트는 2015년 끝자락에 개봉한 ‘히말라야’ 덕을 봤다. 1~4월 동안 ‘히말라야’는 1009개 스크린에서 상영되며 매출액으로 207억 원을 가져갔다. ‘히말라야’의 누적 관객수 759만 명 중 262만 명은 올해 1~4월 관객수에 해당한다. 이외의 영화들은 비교적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곽재용 감독이 연출하고 조정석, 임수정, 이진욱이 출연한 ‘시간이탈자’는 120만, 정우성, 김하늘 주연의 멜로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는 42만 관객에 그쳤다.
▶DOWN…롯데 ‘흥행잔혹사’ㆍNEW도 ‘글쎄’=롯데엔터테인먼트의 ‘흥행 잔혹사’는 올해도 이어졌다. 2014년까지 ‘해적:바다로 간 산적’(867만명), ‘타짜:신의 손’(402만명) 등 흥행작을 간간이 선보였던 롯데였지만, 지난해 4대 배급사 중 점유율 4위로 떨어진 후 흥행 침체기가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
올해 1월 개봉한 이성민 주연의 ‘로봇, 소리‘는 47만 명, 한효주ㆍ천우희ㆍ유연석 등 청춘스타들이 출연한 ‘해어화’는 48만 명을 모아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NEW도 뚜렷한 흥행작이 보이지 않았다. 임시완 주연의 ‘오빠생각’은 196만 명, 심은경이 스릴러에 도전한 ‘널 기다리며’는 63만 명을 불러들이며 극장에서 조용히 퇴장했다.
이세진 기자/jin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