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사고 수습…서울시, 교통본부장 전격 교체] “외양간 두번 안고친다”…신임 구원투수‘안전매뉴얼’출사표

박원순 시장 ‘구의역 사고’ 첫 문책
교통본부장에 윤준병 부구청장 임명
“안전매뉴얼 부터 제대로 수리하겠다”
새 시스템 구축 등 안전에 전폭투자
신임 윤 본부장 사고 재발방지 강조

“소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못했습니다. 두번 다시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안전 매뉴얼부터 제대로 수리하겠습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안전문(스크린도어) 정비 외주업체 직원 김모(19)씨 사망사고와 관련해 서울시가 교통분야 전문가를 구원투수로 긴급 투입했다.

서울시는 2일자로 구의역 사고로 신용목 도시교통본부장을 전격 경질하고 그 자리에 윤준병(55·사진) 은평구 부구청장을 임명했다. 

윤준병 본부장

윤준병 신임 도시교통본부장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고 수습과 재발 방지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윤 본부장은 이날 9시 20분 서울시청에서 박원순 시장으로 부터 임명장을 받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윤 교통본부장은 “안전 매뉴얼이 제대로 만들어졌는데 근무기강 해이 탓인지, 실제 매뉴얼 자체에 문제가 있는지 진상규명 먼저다”며 “매뉴얼에 문제가 있었다면 손을 대는 게 맞다”고 말했다.

스크린도어 작업시 열차 감시자를 동행해 2인1조로 출동해야 하고 출동 사실을 역무실과 전자운영실로 통보하라고 한 매뉴얼이다.

지하철 2호선에서만 최근 4년동안 판박이 사고가 세 번째 반복됐다. 특히 지난해 8월 강남역에서 정비업체 직원이 혼자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전동차에 치어 숨진 사고가 1년도 지나지 않아 그대로 반복됐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스크린도어의 고장은 잦은데 정비 인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사고 때마다 용역업체 인력을 늘린다고 했지만 충원된 직원 중 안전ㆍ정비 인력은 적었다.

윤준병 본부장은 “유사한 사고가 더 이상 재발하지 않도록 보완하는 작업이 중요하다”며 “서울메트로 안전조사처장과 (매뉴얼)보고서를 만들었던 직원들과 만나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정리해보겠다”고 했다. 이어 새로운 시스템 구축등안전을 위해서는 비용을 아끼지 않고 투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윤준병 본부장은 이미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도시교통본부장을 지냈다가 2년 반만에 다시 돌아왔다. 서울시는 윤 본부장이 도시교통 전문가로서 지금 위기 상황을 잘 수습할 적임자라고 보고 있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은 “업체가 작업일지를‘ 2인1조’로 상습 조작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했다. 이에 경찰의 조사도 탄력을 받고 있다. 사진은 구의역 전경.

그는 9호선 건설시 민자사업자의 일방적 요금인상 문제와 고금리 투자수익 구조를 재구조화해 예산을 절감한 바 있다. 버스 준공영제를 보완해 재정건정성을 강화하는 등 서울시 교통 분야 혁신을 가져왔다는 것이 서울시 설명이다.

서울시는 윤 본부장이 지하철 안전관리시스템을 혁신해 지하철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시민이 더욱 안전하게 지하철을 이용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직접 책임이 있는 서울메트로는 이정원 전 사장이 지난달 24일자로 물러난 뒤 정수영 안전관리본부장이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한편 박원순 시장은 사고 3일만인 1일 오후 10시10분께 감색 정장 차림에 침통한 표정으로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박 시장은 김씨의 영정 앞에서 고개를 숙여 조의를 표했다. 이어 김씨의 아버지ㆍ어머니ㆍ이모 등 유가족의 손을 차례로 잡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위로의 뜻을 전했다. 5분 가량의 조문을 마치고 은성PSD 노조 관계자들과 이번 사건에 대해 짧게 이야기를 나눈 뒤 자리를 떴다. 

강문규 기자/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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