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배출가스 조작 의혹
아우디·폭스바겐등 고강도 압박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ㆍ이하 옥시) 영국 본사를 정조준한 가운데 배출가스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아우디ㆍ폭스바겐 차량을 전격 압수하는 등 외국계 기업들을 상대로 강력한 압박에 나서고 있다.
과거 주요 외국계 기업에 대한 수사에서 번번이 큰 소득을 얻지 못했던 검찰이 이번에는 주목할만한 성과를 도출할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일 서울중앙지검 형사 5부(부장 최기식)는 전날 오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경기도 평택 센터에서 압수한 신형 아우디 A1 292대와 A3 314대, 골프 350대에 대한 정밀 검증에 들어갔다.
검찰에 따르면 아우디 A1과 A3는 수입 전에 사전 환경 인증을 받지 않았고, 골프는 유해가스 배출량이 허용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두 의혹 모두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에 해당한다.
이 차량들은 유럽의 강화된 배출가스 환경기준인 ‘유로6’ 인증이 적용된 신차들이다. 기존에 배출가스 조작 의혹이 제기된 유로5 차종 외에 유로6 차종에서 유사 문제점을 발견해 수사에 들어간 나라는 전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해당 차량은 아직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고객 수요를 맞추고자 정식 절차를 밟지 않고 서둘러 차량을 들여오면서 위법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검찰은 압수된 전체 차량에서 배기관(머플러) 누설 결함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단순 제작오류인지 아니면 고의적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옥시와 폭스바겐 등 국내 진출한 글로벌 기업을 향해 검찰이 칼을 빼들면서 과거 외국계 기업과의 악연을 끊어낼 지 여부도 관심사다.
지난 2006년 미국계 투기자본 론스타의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에 나선 검찰은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와 론스타코리아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하는 등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의혹의 핵심이었던 스티븐 리 당시 론스타코리아 지사장이 미국으로 도피하면서 론스타 경영진에 별다른 책임을 묻지 못했고, 기소된 이들 대부분도 무죄가 선고되면서 ‘부실 수사’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