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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직장인들 사이에서 ‘여름휴가 철’이란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7월 마지막 주부터 8월 중순에나 가는 줄 알았던 여름휴가 시즌이 6월부터 9월까지로 넓어지고 있다. 보다 경제적이고 또 여유롭고 알찬 휴식을 원하는 ‘조기 휴가족’과 ‘지각 휴가족’이 늘어난 결과다.
한 숙박 예약 대행 온라인 업체가 최근 조사한 여름휴가에 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4%는 올 여름 휴가를 6월에, 11%는 9월에 떠나겠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25%가 남들보다 조금 빨리 또는 조금 늦은 휴가를 계획한 것이다.
이는 7월 29%, 8월 30% 등 초성수기에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다는 응답자와 비슷한 수치다.
이들 ‘철’ 없는 여름휴가족들은 비용 절약 효과를 장점으로 꼽았다. 응답자의 46%는 6월 또는 9월 여름휴가 이유로 “숙박과 항공료가 저렴해서”라고 답했다. 남들과 다소 어긋난 휴가가 주는 여유로움도 이점이다. 응답자의 31%는 “여유롭게 관광지를 즐기고 싶어서”라고 대답했다.
올해 여름휴가를 평범하게 7, 8월에 떠날 것이라는 응답자 상당수도 여건만 된다면 휴가 시간을 앞당기거나 늦출 의향이 있었다. 7, 8월 성수기에 휴가를 떠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47%는 회사나 학교의 정해진 일정에 맞추기 위함이라고 답했다. 직장, 또는 학교에서 연중 휴가 제도가 자리잡는다면, 이들 상당수는 좀 더 여유있는 휴가를 보낼 수 있는 것이다.
반면 날씨, 또 남들 갈 때 못가면 소외감을 느낄 수 있어 꼭 성수기에 가겠다는 응답자는 30%에 불과했다. 한 응답자는 “성수기와 비성수기 요금 차이가 너무 크다”며 “작년에 6월 말 7월 초 제주도를 갔더니 항공권은 왕복 5만원에, 게스트하우스와 렌터카 비용도 많이 아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 한국관광공사 출국자수 통계에 따르면 6월 출국자 수는 최근 큰 폭으로 늘고 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6월 출국자 수는 연 평균 7%가량 증가했다. 여행사들의 상품 판매 수치에서도 이 같은 경향을 읽을 수 있다. 인터넷 쇼핑몰 옥션이 지난 4월부터 5월 중순까지 팔린 여행상품을 조사한 결과, 여행과 항공권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167%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