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값과 렌트비가 잠만 자고 일어나도 오른다.
부동산 경기침체를 얘기할 때가 불과 엊그제같은데 어느새 집값과 렌트비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집값과 렌트비 인상폭이 물가 인플레이션 및 임금 상승세를 크게 뛰어넘는 요즘, 미국인들은 주거비 마련을 위해 과연 어떻게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을까?
최근 주택 시장 연구 기관 맥아더 파운데이션이 미 전국 1200여명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모두 지난 3년동안 집값 마련을 위해 생활 방식을 크게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변화는 근무 시간이었다. 전체 응답자 중 24%는 집값 마련을 위해 오버타임 등근무시간을 늘리거나 투잡 혹은 스리잡을 뛰면서 더 많은 수입을 마련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LA에 사는 한인 최모씨는 “내 수입에 변화가 없는데 매년 렌트비는 크게 오르고 있다”라며 “예전 같으면 주말 근무나 오버타임은 가급적이면 안했는데 이제는 기회만 생기면 기꺼이 하고 있다. 직장동료 일부는 부수입을 위해 주말에 일하거나 가족들이나 친지들의 사업을 돕고 있다”라고 전했다.
집값 마련을 위해 세이빙 어카운트나 애뉴이티 등 은퇴 연금 플랜을 중단했다고 말한 비율도 19%나 됐다. 17%는 라인 오브 크레딧을 높이거나 부채 비중을 높여 집값 부담을 해결한다고 답했고, 13%는 식재료 비용을 아껴 높아진 집값을 마련한다고 설명했다. 건강 보험 커버리지를 줄여 집값에 보탠다는 비율은 11%로 조사됐고, 주변 치안이나 학군 등의 문제로 집값이 저렴한 지역으로 이사했다는 비율도 10%를 차지했다.
이밖에 차를 바꿔 페이먼트를 낮추거나, 유흥비(음주·여행을 포함한 여가 활동)를 아끼고, 아이들 장난감이나 학원비를 줄이며 생활용품이나 옷 등을 백화점이나 일반 리테일러가 아닌 할인매장에서 대량 구입하거나, 처방약을 복제약으로 바꾼다는 대답도 나왔다. 모두 저마다의 방법으로 높아진 집값을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