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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대한민국 연극제(6월 2~22일)가 열린 아름다운 문화의 도시 청주를 다녀왔다.
청주는 작년 9월 ‘청주국제공예 비엔날레’에 미주홍보대사 자격으로 참가한 이래 두번째 방문이다. 6월의 백합꽃 향기 속에 도시는 연극제를 알리는 각종 홍보물로 뒤덮이며 축제 분위기를 한껏 즐기고 있었다.
‘인생은 연극’이라는 윌리엄 세익스피어의 명언처럼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인생이라는 무대 위에서 주인공이 되어 희망을 노래하며 살아가자는 뜻으로 슬로건도 ‘대한민국 연극에 살다’로 정한 것 같다. ‘대한민국 연극제’는 33년간 이어온 ‘전국연극제’의 역사를 계승하여 올해부터 서울지역을 포함한 전국의 16개 광역시도 대표팀이 모두 참여한다는 점과 명실공히 규모도 ‘대한민국 연극제’로서의 면모를 충분히 갖추었다는 점이 공감대를 형성하며 이 명칭이 사용된 것 같다.
‘대한민국 연극제’가 탄생하기까지는 지역 연극인들의 헌신적 노력과 땀방울, 그리고 개최지인 충청북도와 청주시의 아낌없는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다양한 부대공연과 행사로 이루어진 연극제는 청주예술의 전당 대극장에서 펼쳐지는 시도 대표 팀들의 경연을 비롯하여 소공연장 프로그램, 전시실에서 열리는 국제무대미술전, 무대의상전, 무대소품전 등을 비롯, 세계 9개국 31개팀이 펼치는 Street Art Festival, 빛 테마 예술전시, 연극발전을 위한 학술세미나, 지역예술단체 연합공연 등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이 제공되며, 전국 최대 규모의 연극 축제를 자랑하고 있었다.
특히 이번 연극제에서는 단체상과 개인상에 1억 5천만원의 상금이 책정되고 대상 팀은 해외공연의 특혜도 주어지며 그 외 수상 팀들은 서울페스티발에 참가하여 대학로 무대에도 오르게 하는 등 단순경연에 그치지 않고 그 열기를 이어나간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 특별했던 점은 개막식 행사에서 반가운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심사위원장인 연출가 강영걸 선생을 비롯, 홍보대사로 위촉된 연극인 박인환, 최주봉, 김진태, 서인석, 양재성 선생들이다. 이 분들은 여러 차례 LA공연을 함께 한 친숙한 분들로 우리는 지난 공연을 이야기하며 추억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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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연극제’는 20일간 16개 대표팀들의 열띤 경연으로 누적 관객 20만명 이상을 동원한 가운데 청주를 뜨겁게 달구며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영예의 대통령상에는 대전대표로 출전한 나무시어터 연극협동조합이 대상과 연출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상작품 ‘철수의 난’은 대전희곡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한 윤미현 작가의 작품으로 대전대 김상열교수가 연출을 맡아 비합리적이고 부조리적인 삶을 견뎌내는 인간의 모습을 해학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그 외에 경남 팀의 ‘강목발이’가 문화체육부 장관상을, 강원도 팀의 ‘카운터 포인터’가 충북지사상을 수상했다. 모든 참가팀의 공연수준이 전체적으로 기대이상이었다는 평과 창작연극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연극제 전부터 우려의 시선을 받아오던 열악한 공연장 시설이 현실로 나타났다.
연극제기간 동안 소극장을 이용한 초청공연은 여유 있게 진행됐는데 대표팀 공연은 예술의 전당 대공연장 한 곳에서만 이루어지다보니 저녁공연이 끝난 뒤 다음 공연을 위해 밤새 무대를 다시 설치해야 되는 관계로 시간에 쫓겨 리허설도 제대로 할 수 없는 현실이 이번 연극제의 발목을 잡은 듯하다.
해외공연의 특전이 주어진 대상 팀의 ‘철수의 난’은 올해 카자흐스탄에서 공연하게 되었다. 해외동포 1번지인 LA가 선정되기를 내심 기대 했는데 조금 아쉬웠다.
2017년 대구에서 열리는 제2회 ‘대한민국 연극제’에는 LA를 대표하는 극단도 참가,그 뜨거운 대한민국 연극열전의 열기를 함께 느끼며 더불어 동포사회 연극계가 진일보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꿈 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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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진/문화공방 에이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