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서 기대하는 것 두 가지가 있다면 (영화의 재미는 말할 것도 없고) 스크린과 사운드다. 사운드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내 귀가 ‘막귀’요” 선언한 사람이라도 괜찮다. 더불어 단순히 귀로 듣는 소리뿐 아니라 ‘온몸’으로 느끼는 신선한 사운드 특별관도 생겨났다. 마침 대형 블록버스터들의 잔치를 앞둔 7월이다.
CGV 사운드X관 [사진=CGV 제공] |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은 최근 사운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CGV는 ‘사운드X‘관과 ‘THX’관, 롯데시네마는 ‘슈퍼사운드’관, 메가박스는 ‘M2’관이라는 이름으로 사운드 특별관을 운영 중이다.
CGV의 사운드X관은 국내기업인 소닉티어에서 개발한 3D 입체음향 시스템을 도입한 상영관이다. 영상의 움직임에 따라 소리의 방향성과 거리감을 극장 내에서 재현한다는 목표다. 서울에는 CGV 여의도와 영등포, 청담씨네시티 등에 부분적으로 설치돼 있다. CGV 영등포에 있는 THX관은 ‘스타워즈’ 시리즈의 조지 루카스 감독이 1980년대에 도입한 영상 음향 인증 규약에 따라 THX 시스템으로 인증받은 곳이다. CGV 관계자는 “일반 상영관보다 스피커가 많고 배치에 신경을 써 전체적인 밸런스가 잘 잡혀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메가박스 M2관 [사진=메가박스 제공] |
롯데시네마의 슈퍼사운드, 메가박스의 M2관은 돌비 애트모스 시스템을 구축했다. 미국 돌비사의 차세대 오디오 플랫폼인 돌비 애트모스는 음향 제작자가 믹싱한 그대로의 사운드를 구현해 영화 관람 몰입도를 높인다. 기존의 5.1이나 7.1 과 같은 채널 기반 사운드 시스템에서 벗어나 360도 입체 음향으로 표현한다는 점이 진화된 부분이다. 롯데시네마의 슈퍼사운드 관은 월드타워, 수원 등에, 메가박스 M2관은 코엑스, 목동, 영통에 있다.
[사진=입체 음향 표준규격 ‘돌비’] |
서라운드 강화, 사운드의 세밀화는 계속해서 커지는 스크린 크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귀향’, ‘아가씨’ 등 영화에서 음향을 담당한 김석원 음향감독(블루캡 대표)은 “스크린이 커질수록 세세한 장면이 눈에 들어오게 되고, ‘실제감’을 높이기 위해 사운드도 그만큼 정밀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돌비 5.1이든 애트모스든 메인 마스터에 따라 최적화된 상영관에서 틀 때 효과가 극대화되는 것이지, 무조건 돌비 애트모스라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CGV 서브팩관 [사진=CGV제공] |
최근에는 새로운 경험을 주는 사운드 특별관도 등장했다. CGV는 지난 1일 청담씨네시티에 ‘서브팩(SUBPAC)’관을 오픈했다. 서브팩은 등에 착용하거나 의자에 설치해 온몸으로 진동 사운드를 느낄 수 있는 신개념 오디오로, 지난 2013년부터 미국에서 개발되기 시작했다.
서브팩은 음악을 들을 때 콘서트장이나 클럽 공연에서 쿵쿵거리는 소리에 맞춰 심장이 뛰는 것과 같은 효과를 구현한다. PC방 의자, 자동차 시트에 내장되거나, VR 기기와 함께 사용되면서 잠재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IT전문매체 기즈모도는 “사람들은 이제 정말 큰 소리가 어땠는지 잊어버렸다”라며 “게이머들과 영화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줄 것”이라며 서브팩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CGV의 모회사인 CJ E&M은 국내에서 서브팩 유통, 판매를 시작함과 동시에 CGV에 서브팩관을 론칭했다. 서브팩관에서 영화를 관람할 때는 등 뒤에서 진동으로 사운드 효과가 몸에 전달된다. 사운드가 진동으로 자동 컨버팅되는 원리다. 영화에 맞춰 4D 효과를 사후에 디자인하는 것과 달리, 사운드에 맞춰 자연스럽게 변환되는 진동 효과가 강점이다. 발소리와 자동차 엔진 소리 등도 진동으로 느껴져 현장감을 높인다.
좌석에 설치된 닥터드레 헤드폰으로 사운드를 귀에 밀착시켜 들을 수도 있다. 서브팩관 오픈을 기념해 CGV는 8일까지 서브팩관 전용 ‘나우 유 필 잇’ 영화제를 개최한다. ‘매드맥스’, ‘레미제라블’, ‘스텝업 올인’ 등 음향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상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