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핀오프란 원작 드라마나 영화 등의 등장인물이나 상황, 기본 스토리 라인에 기초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예능 스핀오프도 원작 프로그램의 출연진을 가져와 다른 포맷에 투입시키거나, 같은 스토리라인에 등장 인물에 변주를 주기도 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변화를 꾀해 왔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12일 MBC ‘라디오스타’의 스핀오프인 MBC 플러스 ‘비주얼스타’가 포문을 열었다. 기존 프로그램이 남성 MC로 토크를 진행했다면 스핀오프에서는 여성 MC로 변화를 줬다. 여기에 ‘사이다’ 토크쇼라는 큰 틀은 가지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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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M 제공 |
‘비디오스타’ 연출을 맡은 이유정 PD가 꼽은 스핀오프의 핵심은 “확장성”이다. “기존 프로그램으로 검증된, 시청자가 보고 싶어하고 애정을 가지고 있는 큰 줄기는 이어나가되 거기서 다 담아내지 못한 새로운 시도나 변화를 보여주면서 잘 확장해 나가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일 첫 방송을 마친 ‘비주얼스타’를 연출하면서도 염두에 둔 부분이다.
확장성을 잡아 원작의 아성을 이은 프로그램으로는 ‘언프리티 랩스타’가 있다. 오는 29일에는 Mnet ‘언프리티 랩스타3’가 포문을 연다. 남성 래퍼들의 서바이벌을 차용해 여성 래퍼들만의 리그를 새로 짰다. 연일 음원 차트를 휩쓸고 있는 Mnet ‘쇼미더머니’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또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성황리에 막을 내린 Mnet ‘프로듀스101’도 스핀오프로 재 탄생한다. Mnet 측은 ‘프로듀스 101’의 두 번째 시즌은 남자버전으로 준비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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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플러스 제공 |
스핀오프의 끝판왕을 보여준 건 나영석PD다. 같은 스토리에 출연진, 장소만 바꾼 스핀오프로 tvN ‘삼시세끼’, tvN ‘꽃보다’ 시리즈를 연달아 터뜨렸다. ‘삼시세끼’는 ‘정선편’, ‘어촌편’, ‘고창편’으로 장소와 출연진을 바꿔 ‘세 끼니를 자급자족으로 해결한다’는 테마를 유지했다. ‘꽃보다 할배’에 이어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으로 색다른 여행 예능을 선보이기도 했다.
출연진을 그대로 가져와 또 다른 프로그램을 만들어 낸 건 JTBC가 앞장섰다. JTBC ‘비정상회담’의 외국인 출연진과 함께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로 이야기를 확장했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는 JTBC ‘쿡가대표’로 스타 셰프 군단을 그대로 옮겨왔다.
이 외에도 tvN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에서 해외 식도락 여행 예능인 tvN ‘내 친구와 식샤를 합시다’가 파생됐고 티케스트 계열 E채널은 ‘용감한 기자들’의 스핀오프 격인 ‘용감한 작가들’을 방송하기도 했다. 패션앤 뷰티 정보 프로그램으로 현재 시즌 7을 방송 중인 ‘팔로우미’는 ‘화장대를 부탁해’라는 스핀오프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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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M 제공 |
스핀오프는 원작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화제성’을 잡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전작의 흥행 후광을 톡톡히 받을 수 있다. 비교를 피할 수 없음에도 불구 스핀오프를 택하는 이유는 “검증”이다. 원작의 흥행으로 이미 검증됐기 때문에 친숙한 포맷으로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얻기 쉽고 접근성과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연출자에게 고민과 부담도 적지 않다. 이유정 PD는 “스핀오프는 원작의 후광효과도 있지만 혹독하게 비교될 수 밖에 없다”며 “원작의 아성이 빛이자 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잃을 수 있는 부분도 많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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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제공 |
김선영 TV평론가는 “좋은 성적을 거둔 기존 프로그램의 인지도를 그대로 가져갈 수 있어서 전혀 새로운 이야기인 파일럿 프로그램 보다 안정성이 보장”되지만 “스핀오프가 성공하려면 단순히 분점(分店) 같은 모습이 아니라 콘셉트나 캐릭터에서 기존 프로그램에서 보여주지 못한 색다른 걸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leun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