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멀게만 보였던 LA지역을 대체할 생산지 찾기가 조금씩 현실화 되고 있다.
지난 3~4년간 멕시코, 과테말라 등 중남미 지역을 시작으로 텍사스주 엘파소 등 미국 뿐 아니라 인근 국가까지 대체 생산지 찾기 위한 한인 의류업계의 노력이 이어졌다.하지만 응집력이 약해 번번히 몇몇 업체들의 진출로 끝나고 말았다.
지난해 말부터 새롭게 부상한 라스베가스 역시 최근 6~7개월 사이 10여곳의 봉제 업체들이 이전을 했지만 업계 전체의 관심을 이끌긴 부족했다.다행히 지난 8일부터 이틀간 한인의류협회 주도로 진행된 라스베가스 봉제 시설 실사단 방문을 통해 나름의 해법을 마련한 것은 업계의 긍정적인 신호다.계획만 거창하고 실제 실행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이 역시 용두사미르 끝날 수 있다.
우선 봉제업체들이 비해 자본력을 갖춘 의류 업체들이 생산 시설을 임대나 매입을 통해 마련 후 전기를 비롯한 내부 시설을 갖추게 되면 봉제 업체들은 기존 라스베가스에 이전한 업체들과 달리 3~4달의 준비 기간과 최소 10만 달러의 투자 비용을 아낄수 있게 된다.또한 이전 즉시 생산이 가능하게 돼 LA에서 함께 해온 최소 20~30명의 봉제 숙련공들과 함께 이전 할수도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아파트나 하우스 렌트 등을 통해 1달 내외로 무료 숙박 시설 제공과 능률이 높은 직원들에게 추가 인센티브 제공 등을 제공해야 기존 직원들의 라스베가스 이전이 가능 할 것으로 보인다.단지 생산 비용이 LA에 비해 절반 이하라고 조건 없이 업주를 따라 라스베가스로 갈 숙련공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의류업체 입장에서 단순히 선투자 후 봉제 업체에 임대 수입과 안정적인 생산에 따른 이득만 있지 않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판매되지 않은 제품 즉 재고에 대한 판매가 중 1.5%를 인벤토리텍스로 부과하고 있다. 라스베가스가 속한 네바다주에서는 캘리포니아와 달리 주세도 없고 인벤토리텍스로 부과하지 않아 생산된 제품 중 일부나 전체를 이 지역 창고에 보관하면 그 만큼 절세 효과도 기대 할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한 도소매 판매가 많은 의류 업체는 관련 세금도 크게 줄일 수 있게 된다.
낮아진 생산비를 바탕으로 여유가 생긴 의류 업체들은 보다 많은 주문을 받기 위해 영업력을 강화하는 노력도 더해야져 한다.안정적으로 일감이 공급되면 자연히 이전 업체도 늘게 되고 생산량 뿐 아니라 품질 역시 높아지는 것은 업계가 이미 30여년간 LA뿐 아니라 한국, 중남미,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 전세계 주요 국가에서 의류 제품을 생산해 오면서 경험해 온 바다.
새롭게 터전을 잡고 있는 봉제 업계 역시 현지에서 지난 4월 설립된 협회를 중심으로 나름의 로드맵을 짜야한다.
무리한 인력 빼가기나 가격 인하 등 LA에서 수십년째 해 온 불필요한 출현 경쟁을 피하고 공정 거래 관행을 처음부터 세우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다행히 현재 10여곳의 한인 봉제 업체들은 공정 경쟁 뿐 아니라 공동 물류와 일감 나누기 등 나름의 협력 체계를 공고히 하고 있어 현재와 같은 구조를 더욱 발전 시키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라스베가스한인패션협회 필립 김회장은 “LA에서는 노동법 문제 발생시 원청인 의류업체에게 책임이 넘어가는 연대 책임 규정인 AB633으로 인해 의류와 봉제 업계가 물과 기름과 같이 대립하는 관계였다”며 “하지만 라스베가스는 이런 규정에 적용 받지 않는 만큼 양 업계가 힘을 모아 새로운 생산 터전을 만들수 있는 최적지”라고 말했다.
라스베가스=이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