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할만한 시청률을 거두지 못했음에도 두 사람의 사랑을 응원하는 사람은 많았다. 연기의 진정성이 느껴졌기 때문이다.이는 짧은 연기경력의 류준열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남녀 두 사람이 스토리의 70~80%를 풀어나가는 로코물 주인공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응답하라1988’에서 류준열은 촌스러움이 먹혔다. 약간 소외되고 아날로그적인 느낌의 정환 캐릭터는 돋보였다. ‘운빨’에서는 ‘응답’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응팔’에서는 짝사랑이었다면, ‘운빨’에서는 애정신, 달달한 신이 많아 촬영하는데 즐거웠다. ‘응팔’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나왔다면 ‘운빨’에서는 나와 황정음 누나 두사람이 더 많은대화, 더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류준열에게 로코 남자주인공은 처음이었다. 그는 “로코 장르 자체가 재미 있었다.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황정음 누나가 잘 받아주어서”라는 단서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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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열은 애교 연기를 많이 보여주었다. 그는 “애교 연기는 말 그대로 연기일 뿐이었다”면서 “단전에서 끌어올리느라 애를 썼다”고 말했다.
심쿵 장면도 몇차례 나왔다. 그에게 테크닉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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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교는 제수호의 표현중 한 방법이다. 수호가 아이 같고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낼 때 애교가 나온다. 이를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멜로의 고수였다. 제수호가 심보늬를 만나 변화하는 게 주요 플롯이라면, 전과 후가 조화롭게 연결되어야 한다.
수호는 말이 빠르고, 상대방에 대해 신경 안쓰고 로봇 같은 사람이다. “인간 관계를 글로 배웠던 친구가 여자와 뽀뽀를 하고 껴안는 등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이의 자연스러운 변화과정을 가장 고민했다”는 게 류준열의 고백이다. 이어 “실제 연애하는 걸 훔쳐보는 것 같다는 주위의 반응이 가장 기분좋았다”면서도 “첫 뽀뽀신은 긴장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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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멜로물에서 나쁜 남자와 착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여성들은 착한 남자의 선의를 다 받아들이고, 결국 선택은 나쁜 남자에게로 향한다는 설정에 대해 생각하는 바를 전했다.
“응팔의 정환은 덕선 앞에서는 무뚝무뚝하고 뒤에서는 챙기는 츤데레다. 반면 수호는 여과 없이 애교를 보여준다. 수호는착한 남자다. 주인공 여성이 착한 남자랑 잘 먹고 잘 살았다는 건 셰익스피어부터 괴테에 이르기까지 어쩔 수 없는 결말이다. 다만 이렇게 가면 심심하니까 나쁜 남자라는 자극제를 넣었다고 본다. 하지만 나쁜 남자가 사실은 착한 남자인 경우가 많았다.”
류준열은 연상연하 커플에 대해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선배 여배우에게는 배울 게 많고, 후배나 동갑은 스스럼 없는 커뮤니케이션속에 만들어지는 재밌는 신이 많다”고 말했다.
평소 좋아하는 여행에서 만난 사람과 접했던 경험에서 생활표현에 도움을 삼는다는 류준열은 최근 크랭크인 한 ‘택시운전사’와 올 겨울 개봉할 ‘더킹’ 등 올해만 무려 6~7개의 영화가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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