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개봉하는 영화 ‘제이슨 본’에는 관객들이 액션영화에 기대하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 21세기 첩보액션 영화의 패러다임을 바꾼 ‘본 시리즈’ 3부작이 9년만에 내놓은 속편이다. “맷 데이먼=제이슨 본”, 주인공은 그대로다. ‘본 슈프리머시’(2004), ‘본 얼티메이텀‘(2007)을 연출한 폴 그린그랜스 감독도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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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PI코리아 제공] |
‘트레드스톤’이라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비밀 작전을 알게 된 본은 여전히 자기가 왜 CIA 요원이 됐는지 알지 못한다. 제3세계 격투 내기판에서 간간히 푼돈을 벌어 생활하는 지친 모습이다. 여전히 악몽에 시달리지만, 가방 속에는 수십 개의 위조 여권들이 있지만, 그에게는 “생존하는(survival)” 것만이 목적이기에 정체를 숨기고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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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PI코리아 제공] |
그러던 그 앞에 숨겨진 조력자인 니키 파슨스(줄리아 스타일스)가 그의 비밀을 풀 단서를 찾았다며 접촉을 해 온다. 이를 감지한 CIA는 이들이 모습을 드러낸 그리스 아테나에 요원들을 급파한다. 저격수(뱅상 카셀)는 건물 높이 올라 이들을 향해 총구를 겨눈다.
본이 진실에 가깝게 갈수록 CIA의 감시도 조여온다. 최첨단으로 진화한 정보기술은 단 몇초만에 이들이 어디있는지 알아내기도 하고, 원격조종으로 본이 노트북으로 보고 있는 비밀파일을 삭제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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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PI코리아 제공] |
CIA 사이버팀 팀장으로 부임한 헤더 리(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전 세계인의 정보를 수집하고 감시하는 임무를 맡았다. 로버트 듀이 국장(토미 리 존스)과 제이슨 본을 추적하지만 남몰래 본과 접촉해 복귀를 설득하기도 한다.
‘제이슨 본’은 최근 트렌드에 맞게 정보통신(IT)괴물을 적으로 설정했다. 개개인의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공력을 들여야 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고, 정보국으로선 사람들이 자신의 상태를 쓰고 사진을 찍고 장소를 태그해 올리는 놀이장소인 거대 SNS 하나를 포섭하면 일이 간단해진다. 영화에서는 이것이 “내부의 암”이라는 말로 암시된다.
아테네, 베를린, 런던, 스페인, 워싱턴, 라스베이거스 등 도시를 누비는 본을 따라 세계여행을 하는 즐거움도 있다. 특히 아테네의 시위 현장에서 사람들 사이로 사라졌다가 등장하곤 하는 본과 파슨스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크다. 점점 격렬해지는 시위처럼 좁은 골목을 오토바이로 질주하는 본의 추격전도 긴장감이 높아진다.
최근 영화 홍보차 방한한 맷 데이먼이 “본은 인생 최고의 캐릭터”라는 말도 무색하지 않다. 그동안 ‘엘리시움’(2013), ‘인터스텔라’(2014), ’마션‘(2015) 등 블록버스터에서 여러 색깔의 옷을 입었지만 “역시 제이슨 본”이라는 감탄이 나온다. 20대의 본과 달리 얼굴에 패인 주름으로 중후해진 모습이지만 그마저도 반갑다.
‘제이슨 본’은 할리우드 배우 리암 니슨이 출연한 ‘인천상륙작전’과 같은날 개봉해 맞붙는다. 현재까지 주말 상영관 확보에서는 ‘제이슨 본’이 한발 앞섰다.
15세 관람가. 123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