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연기로 전시회로…아이돌, 문화콘텐츠 지배자 되다

엑소, 전시회 오픈 특집화보 등 제공

빅뱅·인피니트도 착용의상 등 전시

일상도 영화화…콘텐츠 무한확장

화려한 비주얼에 중독성 강한 노래, 일사분란한 군무. 끼와 열정이 넘치는 아이돌 가수에게 무대는 좁고 시간은 짧다. 아이돌이 ‘새 그릇’에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담으며 진화하고 있다. 사진 전시회부터 영화까지. 이젠 단순한 가수를 넘어 문화 콘텐츠의 지배자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SMTOWN 코엑스 아티움 6층에서는 엑소(EXO)의 전시회 ‘엑소클루시브(EXOclusive)’가 문을 열었다. 같은 시각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이들의 콘서트가 열리고 있었다. 콘서트에 가지 못한 팬들은 54페이지에 걸친 특집화보와 미공개 컷, 다양한 영상이 있는 전시회에서 ‘오빠’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빅뱅과 인피니트는 오는 8월 각각 10주년과 7주년 기념 전시회를 연다. ‘빅뱅 10 THE EXHIBITION A TO Z’는 빅뱅이 지난 10년간 공개했던 앨범, 사진, 의상, 영상, 인터뷰, 뮤직비디오 세트, 콘서트 무대 등 이들을 작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VR 체험, 영상 시청, 플레이 리스트 감상 등 다양한 인터렉티브 섹션도 마련됐다. 특히 빅뱅 멤버들은 이번 전시 기획과 제작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인피니트 역시 ‘히스토리 오브 인피니트(History of INFINITE)’를 통해 데뷔부터 현재까지의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 비하인드 포토 및 각종 영상, 앨범 활동 당시 직접 착용했던 의상들을 전시한다.

작년 10월에는 걸그룹 에프엑스가 앨범 공개에 앞서 이태원 경리단 길에서 ‘4 월스 언 이그지비트(4walls an exhibit)’를 열었다. 말 그대로 4면의 벽에 영상을 통해 티저 영상을 공개해 팬들로 하여금 새로운 경험을 하게 했다. 더불어 에프엑스가 가진 그룹 정체성을 각인시키고 앨범에 대한 기대감도 높일 수 있었다.

아이돌이 ‘새 그릇’에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담으며 진화하고 있다. 사진 전시회부터 영화까지 이젠 단순한 가수를 넘어 문화 콘텐츠의 지배자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Exoclusive’,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이돌의 일상과 스토리는 그 자체로 영화가 된다. 빅뱅은 지난 6월 다큐멘터리 영화 ‘빅뱅 메이드(MADE)’를 공개했다. 2015년 한 해 동안 진행된 빅뱅의 ‘메이드’ 앨범 프로젝트와 전 세계 13개국 32개 도시에서 150만명을 동원한 ‘메이드 투어(MADE TOUR)’의 준비 과정부터 완성 단계까지 담았다. 극적인 스토리가 있는 건 아니지만, 빅뱅의 팬들로선 그들의 앨범 활동과 콘서트 뒷이야기 자체가 가장 특별한 드라마가 된다. 빅뱅 영화는 웬만한 독립영화 관객수를 웃도는 5만5000여명을 불러 모았다.

인피니트도 2012년 ‘콘서트 세컨드 인베이전 에볼루션 더 무비 3D’로 3D로 감상하는 콘서트 무대를 만들었다. 콘서트를 가지 못한 팬들도 이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콘서트 실황을 체험할 수 있었다. SM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다큐영화 ‘아이 엠(I AM)’은 SM 소속 아이돌 그룹들의 모습을 담았다. 뉴욕 콘서트를 떠나는 길을 배경으로 데뷔 전 연습생 시절부터 현재 무대에 오르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줬다.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전시회, 영화 등은 팬들이 또 다른 방법으로 아이돌을 향유할 수 있게 해준다”며 “일종의 팬서비스이자 아이돌이라는 콘텐츠를 여러 방면으로 확장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돌 연감2015’의 필자이자 웹진 아이돌로지 편집장 음악평론가 미묘는 “콘서트나 TV 외에 오프라인에서 아이돌을 볼 수 있는 접점을 계속 만들어 팬들이 더욱 가깝게 느끼도록 하고 있다”며 “음반이나 무대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통해 아이돌이라는 문화적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은지 기자/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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