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점은 저자도 KBS 예능국 PD로 입사해 15년간 PD 생활을 하다가 현재는 순천향대 미디어콘텐츠학과에서 방송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으며, 독일 뭔헨대 커뮤니케이션학연구소 교환교수로 활동중인 홍경수 교수라는 사실이다.
한국의 시트콤 장르를 세우고 지금은 중국에 진출한 ‘시트콤의 귀재’ 김병욱 PD는 생각하는 습관, 생각하는 힘으로 독특한 김병욱식 시트콤을 완성할 수 있었다. 혼자 생각하는 것을 즐기고 혼자 생각하는 힘을 믿는 그가 삶의 우연성에 눈뜨게 된 과정과 남들이 생각하는 것부터 생각하고, 그것을 피해가는 방식을 알려주고 있다.
김 PD는 이 책에서 “드라마가 말하는 판타지는 우리 삶의 본질이 아니라는 걸 자꾸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면서 “기본적으로 삶이라는 게 고착화돼 있고, 현대사회에서는 신분상승을 할 수 있는 길도 별로 없고,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나는 일도 허구다. 그런 판타지를 보고 위로를 받을 수는 있지만, 모든 드라마가 그러면 안되는 거다. 제 드라마는 이런 데에 별로 희망이 없으니까 그냥 웃고 즐길 수 있는 드라마가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17년간 이어지고 있는 ‘개그콘서트’를 만든 박중민 PD는 ‘권위적인 사람은 코미디 연출을 못한다’ ‘다매체시대에 TV 현실비판 코미디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예능PD는 즐거움과 감동 주는 콘텐츠 기획자’라고 말하고 있다.
여운혁 PD는 MBC ‘무릎팍도사’와 ‘무한도전’을 기획했고, 지금은 JTBC ‘아는 형님’ 연출자다. 토크쇼에서 천부적 재능을 지닌 그는 ‘낯설게 하기’를 통해 친근한 것들을 낯설게 보이게 함으로써 재미를 추구한다. 예능의 본질은 김밥과 떡볶기라며 영양가를 기대하지 말라고 한다. 여운혁 PD는 게스트 없이 개그맨들끼리 재미있게 해보려고 ‘무한도전’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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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연출자였던 이명한 PD는 ‘촌놈 정서’를 활용해 국민예능을 만들고, 지금은 ‘나영석, 신원호 PD를 품는 그릇’이 돼있다. ‘제작진과 마케팅팀의 콜라보레이션 시너지‘ ‘TV를 넘어서 온라인 플랫폼을 지향한다’ ‘지상파 다운 보편성과 케이블 특유의 정체성을 함께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 그를 보면 tvN 예능이 왜 앞서나가는지를 알 수 있다
‘야심만만’ ‘힐링캠프’ ‘진실게임’ 등 SBS 간판 예능을 기획하고 만들어온 최영인 PD는 작은 차이를 발견해 이를 확장하여 새로움을 발견해낸다. 그러면서도 새로움 프로그램은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했다. 하면 할수록 쉬워지고, 한 줄로 설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최 PD는 예능PD란 사람을 이야기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이 책은 단순한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인간과 소통, 감동, 즐거움에 대해 꽤 깊이있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