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엑소 중국 활동 금지설, 진실은?= 지난 2일 오전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은 최근 ‘빅뱅·엑소 등 아이돌의 중국 활동 금지’, ‘한국 아이돌그룹 1만 명 이상 공연 불허’ 등의 내용을 담은 지침을 이달부터 적용하라고 각 방송사에 유선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가 확정된 가운데,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한류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는 내용이다.
이에 빅뱅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본지에 “그런 사항을 전달받은 바 없다”며 “빅뱅은 중국에서 예정된 일정이 없다”고 말했다. 엑소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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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
한 가요계 관계자는 “엑소를 포함 가요계에서 아직 예정된 일정에 변동사항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이런 괴담이 퍼지고 계속 언급되면서 실제 타격이 올 것을 염려해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빅뱅과 엑소를 특정했지만 타 소속사도 비상이 걸렸다. 한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대형 소속사의 아이돌도 타격이 크겠지만 중소 소속사는 더욱 타격이 크다”며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지 못해도 한류 덕에 중국에서 수익을 벌어들이는 아이돌의 경우 활동이 아예 끝날 수도 있는 문제”라고 심각성을 역설했다.
▶해외공연시장이 가장 큰 문제, 가요계 숨통 죈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몇 해 전부터 이미 “국내 음반, 공연 시장은 거의 전멸”이라고 입을 모았다. “앨범 10만 장은 우습게 팔아치우던 음반시장이 스트리밍 음원 시장으로 변하고, 가장 큰 수익을 차지하는 공연 시장도 한국에서는 녹록치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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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
그렇게 돌파구를 찾은 게 바로 중국이었다. “한국 아이돌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중국 무대에 설 수 있을 만큼” 한류의 열기는 뜨거웠다. 여기에 “공연 출연료가 현금이 유통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중국 공연 수익은 한국 가요계의 활력이었다. 국내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한국에서 3000~5000만원 정도의 공연비를 받았다면, 중국에서는 1억에서 많게는 5억까지도 제시하기 때문에 가요시장에 새로운 활력소였던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말, YG엔터테인먼트가 중국 최대 IT기업 텐센트와 중국 내 온라인ㆍ모바일 티케팅 1위 회사인 웨잉과 협약식을 맺은 것도 중국 공연시장과 무관하지 않다. 텐센트 비디오 내에 YG 공식 채널 유치, YG 콘서트 독점 라이브 스트리밍, 인터넷 예능 프로그램 공동 제작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 웨잉은 올 하반기에 아이콘·에픽하이·이하이의 중국 내 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결국 중국 공연 시장을 키우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YG 엔터테인먼트 측은 “변동사항이 없다”고 했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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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
항간에 떠도는 ‘한국 아이돌 그룹 1만 명 이상 공연 불허’에 관한 내용이 시사하는 바도 같다. 중국 공연 시장이 가장 큰 수익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공연 규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독도 때문에 일본 시장에서 한류의 맥이 완전히 끊긴 악몽이 또 반복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며 “10년간 쌓았던 일본 한류가 한순간에 무너지고 타격이 컸지만 그래도 5년 내에 중국에서 한류가 빨리 자리 잡으면서 숨통이 트였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독도 문제로 일본 한류가 가로막힌 것과는 “스케일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일본 때보다 3~4배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본시장이 막혀서 중국시장으로 옮겨왔듯 다른 시장을 모색해야겠지만 이를 대체할 만한 시장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토로했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떠도는 소문이 사실이든 아니든 사드로 인한 영향은 분명 있을 것”이라며 “대비책을 고심하고 있지만 가장 컸던 중국 시장이 통째로 날아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비할 수 있는 게 사실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