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은행 1530만달러 증자, 왜?

태평양은행 로고

태평양은행(행장 조혜영)이 1530만달러 증자에 성공했다. 태평양은행은 지난 5일 127만3000주(보통주) 발행해 총 1530만달러를 증자했다고 밝혔다. 증권 액면가(Par value)는 주당 12달러다.

태평양은행 측은 “현재 은행의 성장 속도가 은행이 수익을 내는 것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증자가 필요했다”며 “이번 증자로 은행의 가치가 강화됐을 뿐 아니라 늘어난 자본을 바탕으로 보다 여유로운 경영이 가능해질 것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이번 증자를 ‘의외’로 보고 있다. 우선 지난 1년여간 8차례나 현금 배당을 한 다음 증자에 나선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현금 배당을 하는 기업의 상당수는 이른바 ‘돈이 남기’ 때문이다. 마땅한 성장동력(투자대상)이 없는 상황에서 현금을 쥐고 있기 보다는 주주에게 나눠주는게 합당하다고할 때 실시하는 것이 현금배당이다. 대체적으로 성장동력이 많은 기업의 경우 현금배당을 잘 하지 않는다. 애플이 대표적 사례다. 증자후 실적이 개선돼 현금을 배당하는 경우는 있어도 현금을 배당한 후 증자를 하는 것은 쉽게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태평양은행이 갑작스런 증자에 나선 것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을 늘리기 위해서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 태평양 은행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많은 상태다. 보통 감독국은 상업용 대출이 자본금의 3배가 넘지 않도록 요구하는데 태평양 은행은 현재 이 비율을 넘긴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상업용 부동산 대출을 늘리기 위해 증자가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기존 주주 가운데 일부는 발행주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갖는 것으로 알려진다. 발행주가 늘면서 자신의 주식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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