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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대형 은행들이 인터넷(모바일)뱅킹의 급격한 발달에 발맞춰 해킹 가능성이 높은 비밀번호와 카드 대신 지문이나 음성 같은 생체인식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아시아와 중동 그리고 아프리카에 글로벌 지점망을 갖춘 스탠다드차터드 은행은 최근 음성 인식과 지문 인식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올해 안에 모바일과 텔레폰 뱅킹 고객 500만명을 대상으로 이런 서비스를 새로 시작할 예정이다.
바클레이스 은행도 폰뱅킹 고객이 암호를 기억하거나 보안 관련 질문에 답변할 필요 없이 음성을 이용해 계좌에 접근할 수 있게하는 시스템을 준비 중이며 HSBC도 역시 음성 인식과 지문 ID 시스템을 계획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은행들이 계좌번호와 식별코드 대신 소셜미디어 ID와 휴대전화 번호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뱅크오브 아메리카, 체이스, 시티 그리고 웰스파고 등이 지문 ID 시스템을 활성화해 사용하고 있다.
미국내 한인은행 중에서는 자산규모 3위인 태평양은행이 지난 6월 지문 ID 시스템을 가장 먼저 도입했다. 태평양 은행은 지문 ID 외에도 스마트워치 연동 시스템을 한인은행 최초로 활성화해 IT 시스템에서 한인은행 가운데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 뱅크오브 호프나 한미은행 등 한인은행 자산규모 1,2위인 상장은행과 다른 중소 한인은행들은 저마다의 사정으로 생체인식시스템 도입을 미루고 있다.
생체인식 금융분야의 선두주자는 한국이다. 한국 신한은행은 서울·경기 등 17곳에서 운영하는 키오스크에서 손바닥만 대면 기기에서 새 통장이나 카드가 튀어나오는 ATM을 선보였다. 우리은행은 그보다 한발 더 나아가 홍채인식을 이용해 현금카드 등을 사용하지 않고도 금융거래가 가능한 ‘홍채인증 자동화기기’를 이미 도입했다. 또 일반 은행과 편의점의 ATM에서 공과금 수납 그리고 동전교환이 가능하게 된지도 꽤 오래됐다. 비디오채팅으로 은행직원이 고객을 원격 지원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 예정인 갤럭시노트7에 세계 최초로 홍채 인식 기능을 도입할 것으로 알려진다.
은행은 생체인식 시스템을 통해 해킹 피해를 막고 카드 발급 및 구형 ATM 관리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소비자들 역시 카드 분실이나 해킹에 따른 염려 없이 보다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