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부산행’은 1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한달여 만에 거둔 성과다. ‘인천상륙작전’은 650만 관객을 넘어섰고 ‘덕혜옹주’는 420만, ‘터널’은 370만 관객을 모았다. 개봉 순서대로 관객들을 ‘주거니 받거니’하면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것. 손익분기점을 모두 돌파한 만큼 손해 걱정은 덜었고, 앞으로의 관객들은 덤이다. 이제 막 개봉 2주차로 접어든 ‘터널’, 입소문을 타고 장기 흥행세에 돌입한 ‘덕혜옹주’가 관객을 얼마나 더 모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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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두해 여름동안 4대 배급사(NEWㆍCJㆍ롯데ㆍ쇼박스) 텐트폴 영화들의 성적표에는 양극화가 심했다. 2014년 ‘명량’(CJ)이 1761만 관객이라는 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우고 ‘해적’(롯데)이 866만, ‘군도’(쇼박스)가 477만 관객을 모으는 동안, ‘해무’(NEW)만 147만 관객을 모으면서 손익분기점 돌파에 실패했다.
2015년에도 ‘암살’(쇼박스)가 1270만, ‘베테랑’(CJ)이 1341만 명을 모으며 ‘쌍끌이 천만’을 기록한 반면, ‘뷰티인사이드’(NEW)는 관객 205만 명으로 겨우 손익분기점을 넘었고, ‘협녀’(롯데)는 43만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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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장 먼저 흥행 스타트를 끊은 ‘부산행’(NEW)은 순제작비 90억 원의 대형 프로젝트였다. 손익 분기점은 300만 명. 한국 상업영화에서 시도된 적 없는 좀비 소재에다, 애니메이션만을 연출해 온 연상호 감독이 실사 영화의 메가폰을 잡으면서 화제가 됐다. ‘부산행’은 역대 한국영화 최고 사전 예매량(32만3186장), 역대 최고 개봉일 관객수(87만2519명), 역대 일일 최다 관객수(7월23일ㆍ128만1212명) 등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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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상륙작전’(CJ)은 초반 언론과 평단의 혹평 속에서도 650만 관객을 돌파하며 선전 중이다. 150억 원의 순제작비가 들어간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450만 관객. ‘인천상륙작전’은 일반 투자자로부터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해 5억 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이 영화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은 450만 관객이 넘으면 원금보장, 500만이 넘으면 수익률 5%, 1000만이 되면 수익률 50%가 되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현재 10%대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반 폭발력보다 뒷심이 강한 영화는 ‘덕혜옹주’(롯데)다. 개봉일(3일)에는 ‘부산행’과 ‘인천상륙작전’의 흥행 여파가 가시지 않았을 때라 개봉 첫날에도 박스오피스 3위에 그쳤다. 같은날 개봉한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첫날 1위를 차지했지만 예상보다 약체를 드러내며 가라앉았다. 개봉 15일째 ‘덕혜옹주’는 420만 관객을 넘어섰다. 영화의 흥행은 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에게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이었다. 지난해 여름 ‘협녀’에 이어 올해 ‘해어화’, ‘사냥’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던 롯데는 ‘4대 배급사’라는 이름에 맞지 않는 낮은 배급 점유율을 받아들여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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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은 가장 늦게 등판했지만 기세가 좋다. 개봉 8일째 370만 관객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320만)을 가볍게 넘어섰다. 올해도 ‘쌍천만’이 이뤄진다면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터널’. 9월7일 동시에 개봉하는 김지운 감독의 ‘밀정’, 강우석 감독의 ‘고산자, 대동여지도’ 전까지 뚜렷한 대항마가 없기 때문이다. 또 할리우드 우주 블록버스터인 ‘스타트렉 비욘드’가 17일 개봉했지만 첫날 ‘터널’, ‘덕혜옹주’에 이어 박스오피스 3위에 자리하면서 많은 관객을 가져가지는 못하고 있다.
올해 영화들의 고른 흥행에 대해 한 영화계 관계자는 “볼 영화가 많았던 여름”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각 영화마다 색깔이 뚜렷하고, 감독의 연출 특색이 더해져서 좋은 성과를 낸 것 같다”라며 “전통적으로 여름에 흥행 가능성이 큰 재난영화, 역사 드라마가 영리하게 배치돼 관객을 불러들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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