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 기자] tvN 금토드라마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는 여성 시청자의 두근거림을 겨냥한 드라마이다. 약간의 오글거림만 참아내면 심쿵 순간을 맞을 수 있다.
시청자는 극 중 인물에 감정을 이입하는 순간, 심쿵해버리게 된다. 그 중에서도 무심한 듯 까칠하지만 갑자기 심장이 철렁 내려앉게 만드는 남자가 바로 정일우(강지운 역)이다.
19일 방송된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3회에서는 하늘집에 입성한 은하원(박소담 분)과 본격적으로 얽히는 3형제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 과정에서 첫 회부터 은하원에게 까칠함으로 일관했던 강지운의 새로운 면모가 드러났다. 첫 번째는 그의 눈빛이 그토록 슬펐던 이유이고, 두 번째는 까칠한 반항아지만, 서툴기에 표현하지 못했던 배려심이다.
이날 방송에서 강지운이 다시 하늘집에 돌아왔다. 자신과 어머니를 버린 아버지의 존재, 자신이 왜 한지운으로 살아야만 했는지. 어두운 밤 강지운은 홀로 하늘집 한 켠에 있는 추억의 공간으로 들어갔다. 먼지가 자욱한 곳에서 강지운이 꺼낸 상자에는, 어린 시절 어머니와 함께 찍었던 빛 바랜 사진이 있었다. 강지운은 “그대로네”라며 슬픈 미소를 지었다. 정일우는 눈빛 속에 슬픔과 안타까움, 그리움 등 다양한 감정을 담아내며 시청자의 모성애를 자극했다.
그런가 하면 강지운의 또 다른 매력은 말 그대로 ‘훅 들어오는 심쿵남’이었다. 강지운은 입버릇처럼 “꺼져”를 말하는 까칠남이다. 그러나 배려가 필요한 순간에는 누구보다 먼저 기사도를 발휘하는 남자이기도 하다. 자신의 공간에 무심결에 들어온 은하원에게 싫은 소리를 하면서도, 위험한 공구가 눈에 띄자 은하원을 품에 안은 채 돌려세우는 남자가 강지운이다.
또 은하원의 짐이 물에 빠졌을 때, 과거 납골당에서 은하원이 들고 있던 꽃다발을 기억해내고 직접 물 안에 들어가 꽃다발을 주워준 남자가 강지운이다. 물론 꽃다발을 건네면서도 “네 것은 네가 좀 챙겨. 신경 쓰게 하지 말고”라며 차가운 말을 내뱉었지만 말이다. 그러나 은하원은 강지운의 흠뻑 젖은 운동화와 바지를 보고 자신도 모르게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이날 엔딩에서 강지운은 박혜지(손나은 분)과 함께 하늘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곳에서 강현민(안재현 분)이 은하원에게 입맞추려는 장면을 발견했다. 강지운은 강현민을 좋아하는 박혜지가 상처받을까, 두 손으로 그녀를 감싼 채 막아 섰다. 무심한 듯하면서도 마음이 따뜻한, 서툴지만 그래서 더 여성 시청자들을 심쿵하게 만드는 매력인 것이다.
정일우의 매력과 감정선의 표현력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맞춤옷을 입은 듯 캐릭터를 표현해내는 정일우가 있기에, 무심해도 까칠해도 강지운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여기에 강지운의 슬픈 눈빛 역시 정일우이기에 안성맞춤이라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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