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다섯’성훈, 진짜 워너비 남자친구 될 만하네요

[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 기자]종영을 앞둔 KBS ‘아이가 다섯’은 재혼가정의 현실문제를 다루고 있다. 자식이 있는 남녀가 결합해 한 가정을 꾸린 후 각자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아이들을 비롯해 크고 작은 문제들을 비교적 솔직하게 다루고 있어 공감을 얻고 있다.

안재욱과 소유진은 재혼가정에서 터질 수 있는 갖가지 문제들을 지혜롭게 하나씩 해결해나가고 있다. 장민호(최정우 분)의 팥빙수와 방송국 에피소드를 통해 손녀에게 수난을 겪는 모습을 보면서“할아버지 멋쟁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가 있다. 바로 성훈-신혜선 커플의 달달한 모습이다.

성훈(김상민 역)과 신혜선(이연태 역)은 이제 결혼을 앞두고 있다. 상견례도 했고, 예식장도 보고 왔다.

이 두 남녀가 만나 대화하고 노는 걸 보면 마음이 흐뭇해진다. 달달한 연애를 보면서 저절로 웃음짓게 된다. 동시에 성훈의 순수하고 다정하며 로맨틱한 면모도 호감도를 증폭시키고 있다. 여성시청자에게는 ‘워너비 남자친구’로 인식되며 특급 설렘을 선사해주고 있다.

기자는 성훈에게 첫 질문을 던졌다. ‘얼굴도 잘 생긴 남자가 각종 연애 테크닉까지 발휘해가며 여성에게 아낌 없이 배려해버리면, 보통 남자들이 연애하지 힘들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김상민은 연두(극 중 신혜선의 애칭)를 만나면서 180도 변한 거다. 원래 까칠한 면도 있다. 그런데 저돌적으로 변했다. 연두한테만 그러는 것이다. 그 가족에게 잘하는 것도 연두와 관련된 사람에게만 한정된 것이다.”

성훈은 기자가 질문을 하지 않았는데도 김상민이 결혼을 서두르는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상민이가 결혼을 서두르는 이유는 자기 엄마가 겹사돈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내 동생이 먼저 결혼하면 연두를 잃어버릴까봐서다. 상민에게 연두를 잃어버리면 세상이 끝나는 것이다”

그래서 기자는 연두가 언제부터 그리 좋아졌냐고 물었다.

“마포대교 간다고 했을때다.(여기서 연두가 과거 짝사랑을 풍선에 날려보냈다) 택시를 잡아세우는 순간부터 시작된 것 같다. 그전 커피숍에서 만날 때는 호기심이었는데, 마포대교에서는 사랑의 감정이 생긴 것 같다. 그 때는 그런 느낌을 주려고 연기했다.”

이어 성훈은 “성훈 같은 남자는 현실에 거의 없으니까 좋아지는 것 아닐까. 안해주는 척 하며 엄청 잘해주니까”라면서 “초반에는 그러다가 결혼 하면 바뀌지 않을까. 현실에 없는 남자의 로망이니까 좋아한다고 본다”라고 했다. 기자는 성훈에게 “그래도 성훈씨가 사랑은 이렇게 하는거야 하고 가르쳐주는 것 같아 좋았다”고 맞장구쳤다.

성훈과 신혜선은 실제 연애하는 것 아니냐는 느낌을 줄 정도로 극중에서는 다정하게 보인다. 열애설이 나오기도 했다. 성훈은 ”해피투게더에 출연한 이후부터 친해졌다. 그 전에는 사적으로 연락할 필요가 없었다. 현장에서 잘 맞았으니까“라고 말해 요즘은 사적으로 연락한다는 사실을 간접 시인했다.(하지만 작품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 남녀관계의 연애는 아니다) 그래도 신혜선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하자 “혜선아, 고맙다. 덕분에 묻어서 간다”고 했다.

두 사람은 ‘해피투게더’에서 더욱 잘 어울렸다. 극에서뿐만 아니라 예능에 앉혀놓아도 그림이 좋았다. 둘은 커플양말까지 신고나왔다. 그렇다고 사귀어라고 떠미는 것은 아니다.

기자는 예능에서 별로 말을 하지 않는 성훈을 보았다. 토크예능에서 말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힘들지 않냐고 했다.

“능력이 뒷받침 안되는데 예능에서 욕심을 내면 독이 된다. 나대면 민폐가 될 수도 있다. 안될 때는 포기할 때도 있어야 한다. 실생활에서도 나는 재밌는 친구가 아니라 들어주는 형이다. 말을 하면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스타일이다.”

성훈이 연기하는 김상민은 프로 골퍼다. “어떤 말을 하든지 간에 정상적으로 보이면 안되는, 일반인들이 하지 않는 느낌으로 말을 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성훈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수영을 시작해 많은 수영대회에 나갔던 수영선수 출신이다. 본인은 공부하기 싫어서 운동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골프복을 입혀놓으니 영락없는 프로골퍼다.

“골프는 4년전부터 배웠다. 별로 자세가 좋지 않다. 이번에는 보여주는 것이라 자세에 신경을 썼다. 대역도 거의 안썼다.”

성훈은 데뷔작인 ‘신기생뎐’(2011년)부터 ‘신의’ ‘가족의 탄생’ ‘보디가드’ ‘열애’‘고결한 그대‘ ‘오 마이 비너스‘ 등 지난 5년동안 공백 없이 성실하게 작품을 해온 배우다.

성훈은 “원래 한가지에 푹 빠지지 못하는 성격이다. 중독은 없다. 그런데 드라마는 할 때마다 다른 역할을 하니까 성격에도 맞는 것 같다”면서 “비슷한 역할은 맡지 않을 것이고 비슷한 역할이 와도 다르게 연기하고 싶다. 빛나는 성장은 아니어도 조금씩 성장한다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훈은 부잣집 아들 역을 주로 맡았다. ”실제 우리 집은 평범보다는 조금 더 넉넉했다.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사업이 IMF를 맞아 휘청거리기도 해 어려움도 안다.“

성훈은 대화를 해보니 과장이 없고 쓸데 없는 겸손도 없었다. 그래서 짧은 시간의 대화지만 건질 게 많았다. 자신을 솔직하게 내보였다. “이제 어떤 캐릭터와 붙여도 케미는 자신 있다. 상대방과의 호흡, 눈빛, 느낌, 이런 부분에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하는 성훈의 말에 신뢰가 생겼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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