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감정인 ‘질투’가 조미료처럼 가미돼 울고 웃다 찌질해지는 로맨스가 안방을 찾는다.
고전적인 로맨틱코미디는 대세 배우 조정석과 이 장르에 최적화된 공효진이 담당한다. 익히 봐왔던 구성, 술술 풀어질 스토리는 ‘로맨틱 코미디’로 수차례 흥행을 맛본 서숙향 작가의 손을 거쳤다. 24일 오후 10시 첫 방송되는 SBS ‘질투의 화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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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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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끼리 만났다, 공효진X조정석 로코 케미= 로멘틱 코미디 적격 배우들이 만났다. ‘공블리’ 공효진과 배우 조정석이다. 공효진은 앞서 ‘최고의 사랑(2011, MBC)’, ‘주군의 태양(2013, SBS)’, ‘괜찮아, 사랑이야(2014, SBS)’, ‘프로듀사(2015, KBS2)’ 등의 작품을 통해 ‘공블리(공효진과 ’사랑스러운(Lovely)‘의 합성어)’라는 별명을 얻었고 조정석은 로맨틱 코미디 ‘오 나의 귀신님(2015, tvN)’에서 영화 ‘건축학 개론’에서 보여준 끼를 보여주며 ‘로코킹’의 면모를 보여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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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효진은 이번 작품에서 아나운서를 꿈꾸는 생계형 기상캐스터를 맡아 꿈을 향한 열정을 불태우는 표나리 역을 맡았다. ‘프로듀사’에서는 PD를, ‘파스타’에서는 셰프, ‘최고의 사랑’에서 비호감 연예인을 맡았듯 이번에도 역시 전문직 명함을 받았다. 공효진은 “귀여움이 아직 남아있는지 모르겠다”며 “나이에 맞게 변형된 공블리를 방송을 통해 확인해 달라”고 말했다.
조정석은 남성 성을 최고로 여기는 마초 방송 기자 이화신 역을 맡았다. 처음엔 기상캐스터인 표나리를 무시지만 나중에는 표나리와 재벌 3세 고정원(고경표 분) 사이를 질투하게 된다. 이는 ‘오 나의 귀신님’에서 맡았던 자기도취 셰프(요리사)이자 뒤에는 사랑 꾼으로 변하는 강선우 역과 닮았다. 공효진은 “대본을 보고 이화신 역은 조정석만한 배우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우리 둘의 시너지가 드라마 안에 담기면 케미의 최고봉에 오르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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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 로맨스에 재벌 3세 로맨틱 코미디… 어떻게 안 뻔해질까= 한 여자를 두고 두 남자가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신경전을 펼친다. 로맨스 드라마에서 빠질 수 없는 삼각 구도다. ‘질투의 화신’ 역시 공효진을 사이에 두고 조정석과 고경표가 삼각 관계를 이룬다.
여기에 재벌 3세까지 가세한다. 재벌 3세 역시 로맨스 드라마의 단골 소재, ‘응답하라 1988(2015~2016, tvN)’에서 명문대생 누나를 사랑하는 연하남 역으로 안방에 얼굴을 알린 고경표가 처음 지상파 드라마 주연으로 출격한다. 고경표는 극에서 공효진과 조정석 사이를 질투하는 재벌 3세 고정원 역을 맡았다.
드라마 줄거리는 질투라곤 몰랐던 마초 기자와 재벌남이 생계형 기상캐스터를 만나 질투에 휩싸이는 양다리 로맨스다. 제작발표회 내내 배우들과 제작진은 입을 모아 “양다리 로맨스”가 차이점이라고 말한다. 공효진은 “두 남자를 두고 어떤 남자가 더 좋을지 모르는 상황에 두 남자를 모두 만나보는 양다리 로맨스”라며 “양다리 걸친다고 얼마나 욕을 먹을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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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소재를 가져온 로맨틱 코미디지만, 맞붙게될 작품들을 두고 봤을 때 승산의 가능성은 밝다. KBS2 ’함부로 애틋하게‘와 MBC ’더블유(W)‘가 버티고 있는 오후 10시 수목드라마 대열에서 ’질투의 화신‘이 비교적 가볍고 밝은 분위기를 불어 넣게 된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수지와 김우빈이라는 초호화 캐스팅에도 불구 겨울을 배경으로한 무거운 로맨스로 고전하고 있다. ’더블유(W)’는 초반 신선한 소재와 긴박한 전개로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갔지만 점점 복잡해지는 전개로 시청률을 더 끌어 올릴 카드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뻔하고 고전적인 로맨틱 코미디가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활짝 열려있는 셈이다.
▶‘파스타’ 서숙향 작가, 이번엔 어떤 여성 그릴까= ‘파스타’의 서숙향 작가가 오랜만에 로맨틱 코미디를 들고 나왔다. 공효진은 ‘파스타(2010, MBC)’에서 이미 인연을 맺은 바 있고, 조정석은 “서숙향 작가님이라고 했을 때 작품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작품을 하게 된 계기를 밝히기도 했다.
서숙향 작가의 작품의 여주인공은 조금 다르다. 최근엔 일과 사랑에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가 대세가 됐지만, 이전부터 여성캐릭터, 특히 직업여성을 중심으로 한 극을 집필해 왔다. 한 지상파 방송국 드라마 PD는 “요즘 드라마에 여풍이 부는 게 사실”이라며 “서숙향 작가는 그전부터도 여성들이 자신의 일을 가지고 자기계발을 해나가는 모습을 주체적으로 그리는 작가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는 공효진이 제작발표회에서 밝힌 바이기도 하다.
공효진은 “서숙향 작가의 작품엔 항상 여성들이 많이 나왔다”며 “사랑도 하고 일도 열심히 하는, 남자에게 기대지 않고 본인이 목표까지 올라가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드라마의 기본 이야기이자 서숙향 작가 특유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성분들은 그런 드라마에 열광한다”며 “시청자들도 그러한 여주인공을 사랑하고 응원하게 되더라”고 설명했다.
서숙향 작가는 앞서 ‘파스타’에서는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셰프(요리사)라는 직업을 향해 유리 천정을 극복하려 하는 여주인공을, ‘미스코리아’를 통해서는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타협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꿈을 좇는 미스코리아 지망생을 그려냈다. 이번 극에서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하는 생계형 기상캐스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여성의 직업적 도전을 또 한 번 그린다.
leun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