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 소매 경기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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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하던 일이 결국 벌어졌다. LA다운타운을 중심으로한 한인 의류업계에 대규모의 감원 바람이 불고 있다.
2만여명에 달하는 한인을 고용하고 있는 한인의류업계는 LA한인타운을 넘어 남가주 한인 상권의 젖줄이다. 직접 고용 인구 2만여명에 간접 사업군과 직계 가족만 더해도 10만명이 넘는 한인들이 인원감축에 따른 직간접적인 파장을 겪게 된다.10만명이면 70만명으로 추산되는 남가주 한인인구의 15%를 차지한다. 한인 동포 10명 가운데 1~2명은 관련된다는 얘기다.
2만명에 달하는 한인의류업계 인력의 총 연봉은 12억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달에 1억 달러 가량이 2000여 의류업체에서 급여로 지급되고 이 돈은 LA한인타운을 중심으로 남가주 전역에 거주하는 한인 가정의 소비력으로 이어진다. 한인 의류업계가 예상하고 있는 20% 이상의 인원감축이 마무리되면 한달에 2천만 달러의 구매비용이 사라져버리는 셈이다. 연간 2억4000만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이미 최근 5년 사이 매출이 급격하게 줄어든 LA한인의류업계는 매달 1~2차례 이상 해오던 단체 회식도 거의 사라지고 2차,3차까지 이어지던 회식관행은 꿈도 꾸지 못할 지경이 됐다. 10년전까지만해도 200%가 넘던 연말 보너스는 20~30%수준으로 급감했고 이마저도 아예 못 주는 업체가 부지기수다. 그런 이유로 미국의 경기는 살아나도 LA지역 한인사회 소매 경기는 해마다 위축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나마 경기 상황이 나쁘지 않았던 5~6년 전만해도 가족 운영 업체의 부부 중 1명은 매주 1~2차례씩 평일 낮 골프를 즐기기도 했다. 또 다른 부부 1명 역시 2~3달에 한번은 생산 관리나 제품 개발 등의 이유로 한국, 중국, 유럽으로 출장을 떠나곤 했다.
연말이면 으레 20~30명 직원 모두가 단체로 2박3일 패키지 투어를 떠나는 회사도 많았고 디자이너 중 일부는 유럽으로 신제품 개발의 아이디어를 얻어오라는 목적으로 회사에서 경비를 부담해 출장을 보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불황은 이 모든 것들이 빠르게 없애버리고 있다.
단순히 의류업계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급여와 복지 혜택이 줄었다고만 보기에는 한인타운 소매 경기와 맺고 있는 관계가 너무 크다.
업계에서는 현재와 같은 위기 상황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한 예측을 내놓고 있다. 더욱이 현재의 위기를 돌파할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 더 큰 걱정이다. 이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