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더쇼’가 여타 음악 프로그램과 차별화되는 지점

[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 기자]지상파와 케이블 음악채널에는 음악 프로그램이 있다. ‘뮤직뱅크’(KBS) ‘인기가요‘(SBS)‘쇼! 음악중심’(MBC) ‘엠카운트다운‘(엠넷) ‘쇼챔피언’(MBC 뮤직) ‘더쇼’(SBS MTV) 등이 방송되고 있다.

대중가수가 음악 활동에 돌입하면 이런 음악프로그램을 순회한다. 그러니 매주 출연하는 가수가 비슷한 점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이런 음악프로그램들을 차별화한다는 것도 쉽지 않다. 매체 소비 환경이 바뀌고 있다는 점은 차별화를 더욱 어렵게 한다.

이런 가운데 케이블 방송 SBS MTV ‘더쇼’는 음악프로그램으로는 제작방식에서 차별화를 시도해 눈에 띄고 있다.


‘더 쇼’가 일반 음악 프로그램과 조금 다른 지점은 한국과 중국이 공동제작한다는 점이다. SBS미디어넷이 중국으로부터 직접적인 투자를 받는 공동제작으로, 중국 최대 동영상 포털사이트인 유쿠투도우와 함께 제작한다. 또한 한국과 중국 K팝 팬들의 차트 순위투표로 직접 1위를 선정한다.

중국의 유쿠투도우와 일본TBS 방송으로도 볼 수 있다. 유쿠투더우는 동남아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국가의 팬도 사전 집계에 참여하고 있다.

‘더쇼’에 출연한 한국 가수들은 중국 팬에게 널리 알려져 중국 진출 기회를 잡는 경우도 있다. ‘더쇼‘의 유쿠투도우 조회수는 갈수록 늘더니 2016년 현재에는 무려 22억여건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한 매니저는 “중국에 한 번도 간 적이 없는데 ‘더 쇼‘에 출연했더니, 중국에서 섭외 문의 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중국에서는 유쿠투도우의 주최하에 ‘더쇼’ 단독 팬미팅이 열리기도 했다. 특정 한류 가수나 배우가 아닌 방송 프로그램의 이름을 건 팬미팅이 열린 것은 극히 이례적이었다.

‘더 쇼’가 한국 팬들 뿐만 아니라 홈페이지를 통한 투표로 중국과 전 세계 팬들의 의견을 반영해 1위를 선정하는 방식은 여타 음악 프로그램과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중국과 세계 팬들의 의견이 반영돼 더욱 더 강력한 팬덤이 구축되고, 팬과 스타간의 긴밀한 소통을 가능하게 해준다. 즉, 남의 나라 음악을 그냥 구경만 하는 단계를 넘어 직접 순위를정하는데 참가함으로써 K팝을 외국팬들에게 더 가깝게 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더 쇼’는 가수들의 춤과 노래뿐만 아니라 예능과 결합한 각종 코너도 가끔 선보인다. 가수들의 무대밖 모습을 VCR로 보여준다든지, 아이돌 그룹의 외국인 멤버들의 한국어 실력 테스트를 한다든가 하는 코너들은 K팝 스타들을 또 다른 관점에서보여주는 것이다.

‘더 쇼‘ MC에는 중국인 조미(슈퍼주니어M)도 있었지만 고정이 아닌 그때그때 MC를 기용해 변화를 주는 것도 괜찮은 방식인 것 같다.

‘더 쇼’가 중국과 일본에 방송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해외 진출을 위해 대형가수보다 신인 아이돌 가수의 출연이 잦다. 외국에서 많이 소비되는 K팝 장르가 아이돌 음악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긴 하지만, 힙합이나 락, 발라드 등으로 좀 더 다양한 음악 장르로 꾸민다면 K팝 한류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쿠투도우 음악채널사장인 리위(李宇)는 “‘더 쇼‘가 인터넷 방송에 대한 오픈 마인드를 가지고 나라를 넘어 방송국과 인터넷이라는 형태로 동시 생방송을 시도한 것이 주효했다”며 “한중 팬들이 공동 참여하는 최초의 음악 차트쇼로서 새로운 콘텐츠를 창조했으며 음악 방송과 팬덤 문화의 한 모델이 됐다”고 평가했다.

‘더쇼’ 김칠성PD는 “‘더쇼’는 단순한 음악 프로그램이 아닌 문화적 교류를 통한 양국의 결합을 추구한다”면서 “전세계 팬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으로서 중국 시청자들에게 한국의 좋은 음악과 훌륭한 가수들을 알려 나가겠다”고 전했다.

SBS미디어넷 이상수 예능국장은 “한국형 웰메이드 콘텐츠에 대한 중국의 관심이 있다“면서 “‘더쇼‘의 경우는 단순히 방송 콘텐츠 선에서 낼 수 있는 역량을 뛰어넘어 양국의 교두보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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