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이 낳은 스타, 후광 벗고 각개전투 돌입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주자들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하고 있다. 참가자로 무대에 섰지만, 이제는 어엿한 가수로 가요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1=플레디스 제공]

▶한동근, 2년 암흑 딛고 ‘역주행의 아이콘’으로= 2년 만이다. 지난 2014년 9월 30일 세상에 공개된 한동근의 첫 디지털 싱글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가 올해 하반기 음원차트를 다시 쓰고 있다. 발매 당시 ‘톱 100’ 안에서도 볼 수 없었던 곡은 상승에 상승을 거듭, 지난 8월 첫째 주 100위권에 진입, 지난 25일 멜론에서 정상을 탈환한 뒤 28일에는 한 곳을 제외하고 모든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다. 지난 6일 임창정의 ‘내가 저지른 사랑’이 발매돼 1위를 내준 뒤에도 2위 행보를 이어갔다. 30일 오전 9시 기준, 현재까지도 실시간 멜론차트에서 3위, 네이버뮤직 차트에서 4위를 차지하는 등 ‘역주행’의 여진이 가시지 않았다.

한동근은 지난 2012년부터 2013년까지 방송된 MBC ‘위대한 탄생3’의 마지막 우승자로, 해당 시즌을 끝으로 프로그램이 폐지된 뒤 음원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가요차트에서도 대중들 관심에서도 점점 멀어져 갔다. 2년 전 노래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건 음악방송을 통해서였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듀엣가요제’에서 한동근은 뛰어난 가창력을 보여주며 대중들에게 다시 각인됐다.

하지만, 우승자답게 전파를 타고 나간 노래 실력은 숨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한동근은 ‘듀엣가요제’에서 파트너 최요인과 자우림의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열창,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그의 노래가 청중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사람들은 한동근의 노래를 찾아 듣기 시작했고, 2년 전 발매한 곡이 단숨에 올라오는 기적을 보여줬다.

[사진2=안테나뮤직 제공]

▶권진아, 3년만의 데뷔…음원차트 20위권 안착= 3년 만이다. 오랜 공백을 깨고 지난 19일 첫 데뷔 앨범을 발매했다.

권진아의 ‘끝’은 현재 지니차트에서 11위, 멜론차트에서 18위, 벅스차트에서 20위에 안착했다. 발매 당일에는 각종 음원차트 안에 10위 권 안에 들며 5위까지 넘보는 모습이었다.

권진아는 SBS ‘K팝스타 시즌3’ 출신으로, 우승자가 되진 못했지만 당시 톱 3까지 진출하며 가창력을 인정받았다. 우승 대신 유희열의 눈에 들어 안테나뮤직에 둥지를 틀게 됐고, 3년의 공백이 있었다. 그간 소속사 안테나 뮤직 프로젝트 앨범인 ‘러브 안테나(LOVE ANTENNA)’에서 샘킴과 호흡을 맞춰 ‘여기까지’를 발매, 토이(유희열)의 ‘그녀가 말했다(with 권진아)’에 참여해 목소리를 들려줬다.

지난 19일 권진아는 서울 청담동 일지 아트홀에서 데뷔 앨범 쇼케이스를 갖고 “슬럼프”와 더불어 “2000만 번 연습했다”는 고백과 더불어 3년 간 피나는 노력이 결실을 맺는 무대를 선보였다.

이 외에도 ‘K팝스타5’ 출신 정진우도 오는 22일 컴백을 예고한 상황이다.

[사진3=YMC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이오아이, 1년 시한부 걸그룹? 유닛부터 개별활동까지= 또 다른 서바이벌 프로그램 Mnet ‘프로듀스 101’으로 최종 발탁된 11명의 소녀 아이오아이(I.O.I)도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5월 데뷔 이후, 각개 전투 체제로 완전체 기동력이 약해지는 듯 했으나 지난달 9일 7명으로 구성된 아이오아이 유닛을 결성, ‘왓어맨(Whatta Man)’으로 차트를 휩쓸며 다시 무대에 올랐다. 괴물 신인 YG엔터테인먼트의 블랙핑크와 맞붙었지만 상위권을 유지해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며 앨범 초도 물량도 완판시켰다.

각개 전투도 활기를 띄었다. 초반 정채연을 필두로한 다이아가 최근 또 한번 완전체로 컴백, 추석 명절 예능에서도 끼를 발산했다. 지난 19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C 에브리원 ‘스타쇼 360’에는 아이오아이 김소혜가 고정 패널로도 등판했다.

5월 데뷔 이후 4개월이 넘었지만, 유닛으로 또 한번의 전성기를 꾀하며 개인 활동에서도 조금씩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경우 실력 하나로 화제와 인기를 모두 얻을 수 있지만 지속력은 약하다”며 “하지만 최근 서바이벌 출신 신예들이 또 한번 실력으로 승부를 내면서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바이벌 출신이라는 후광이 잦아들기 마련”이라며 “실려과 더불어 자신의 스타성을 끌어올려 화제를 계속 끌어올리는 건 이제 자신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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