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지역 한인은행 가운데 단 둘 뿐인 상장은행들인 뱅크오브호프와 한미은행의 주요 관계자들이 제주도로 향했다. 27일부터 29일까지 제주도에서 열리는 제15차 세계한상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뱅크오브호프에서는 고석화 이사장, 한미은행에서는 노광길 이사장과 금종국 행장, 바니 리 수석전무가 동행했다. 고석화 이사장이야 한상대회 창설의 중심단체인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OKTA)의 핵심멤버인지라 연례적으로 행사에 참석하는 길이다.
관심은 유례없이이사장과 행장이 함께 참가하고 있는 한미은행의 행보에 쏠린다.
한미은행측은 “한상대회 기간 LA한인상공회의소, 미주한인상공인총연합회 회원들이 한데 모이는 VIP행사를 후원하고 있어 한인 상공인들과의 네트워크 구축은 물론, 미주 한인 사업가들이 은행에 바라는 지원책과 제안 등을 경청해 향후 은행 상품과 금융 서비스에 적극 반영하기 위해 가게 되는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BBCN과 윌셔은행의 합병작업이 마무리된 후부터 통합된 뱅크오브호프의 주요 인사들 간에 은밀한 회동이 수차례 있다는 소문이 파다한 참이다.그에 따라 제주에서 고 이사장과 한미 노 이사장간의 회동이 이뤄질 기회가 많고, 그 자리에서 합병과 관련된 협의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뱅크오브 호프의 탄생도 윌셔은행 고 이사장과 BBCN 케빈 김 이사장겸 행장이 의례적으로 주고 받는 인사말로 시작, 결국 합병으로 이어졌다.
BBCN과 윌셔의 합병발표 당시부터 고 이사장과 케빈 김 행장은 “한미은행과 통합논의는 그 다음차례가 될 수 있다”고 공공연하게 말해왔다.
뱅크오프 오프와 한미은행이 통합하면 자산규모 170억달러가 넘게 된다. 이것은 LA카운티 전체 은행 자산 순위에서도 5위 캐세이뱅크(134억)를 훌쩍 뛰어넘는 한편 4위인 퍼시픽 웨스트(210억달러)를 넘볼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된다.
뱅크오브호프로서는 규모가 작은 소형 은행을 인수하는 것보다는 한미은행이라는 대마를 건지는 편이 효율성을 비롯,여러가지 측면에서 나은 딜이다. 한미은행 또한 현격히 벌어진 자산규모의 간격을 소형은행 인수나 신상품 출시로 따라잡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양측이 합치면 영업지역 중복이라는 단점도 있겠지만 그만큼 경쟁력을 강화할 수도 있다. 주주들의 출구전략인 주가 상승도 그 어느 합병보다 탄력을 받을 것이다.
일부 은행권 관계자들은 고 이사장과 한미 노광길 이사장이 과거 윌셔은행과 한미은행의 합병논의 과정에서 신뢰를 잃어 서로 감정이 쌓여 있다는 점을 지적, 당분간 양측의 소통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본다. 하지만 비즈니스측면에서 노련할 뿐 아니라 내공이 만만찮은 두 이사장이 감정을 앞세워 대세를 그르칠 인물들은 아니라는 평도 적지 않다.그만큼 이번 제주 한상대회에서 두 이사장 간의 회동은 뭔가 또다른 빅딜의 단초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눈길이 쏠린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