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 3분기실적]대출과 예금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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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은행은 BBCN과 윌셔은행이 합병한 뱅크오브 호프와 함께 한인은행으로서는 단 둘 뿐인 상장은행이다. BBCN과 윌셔은행이 공존하던 시절까지만 해도 자산규모에서 10억~20억달러 차이의 거리를 두고 2~3위를 오르내렸지만 이제 뱅크오브 호프의 1/3수준인 상황에서 어떻게 경쟁하는 지 관심사였다. 그런 가운데 뱅크오브 호프 탄생 이후 첫번째 성적표인 3분기 실적이 주목되는 이유다. 한미의 3분기 실적을 살펴본다.

대출과 예금의 고른 상승

한미의 3분기 실적을 보면 지난 여러 분기 동안 어려움을 겪어 왔던 대출과 예금간 균형은 어느 정도 회복했다.

한미는 최근 대출 분야에서는 A급 실적을 내왔다. 한미의 대출은 3분기에도 35억 5266만달러로 지난 2분기(34억 5000만달러)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상승률이 3%에 그쳐 아쉽지만 최근 대출 시장의 체감 경기가 극히 어렵다는 것을 감안하면 빼어난 실적이다. 2015년 3분기와 비교하면 증가폭이 17%에 달한다. 반면 지난 분기까지 특별한 반등을 보이지 못했던 예금은 이번 3분기에 ‘명예회복’을 했다. 2분기까지의 예금 현황을 잠깐 돌아보자. 지난해 4분기 35억 1000만달러로 전년(35억5600만달러)대비 감소했던 한미의 예금은 올해 1분기 34억 9900만달러로 다시 감소했다. 비록 2분기에 35억 8900만달러로 지난해 4분기 수준을 회복했지만 기대치에 한참 못미친 것이 사실이었다. 그랬던 한미의 예금은 3분기에 37억 7712만달러로 뚜렷하게 개선됐다. 2분기에 비해 5%,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7% 증가했다. 무이자 예금이 전분기와 전년동기 대비 각각 4%, 11% 늘어난 것과 머니마켓(세이빙 포함)이 분기 대비 21% 증가한 것도 긍정적이다.

순익은 감소세

예금과 대출의 고른 증가에도 불구하고 3분기 한미은행의 순익은 월가 예상치를 밑돌았다. 한미은행은 3분기에 2분기 보다 3센트 줄어든 41센트의 주당 순익을 냈다.이는 월가의 예상치 44센트(전분기 및 전년동기 대비 동일)를 밑돈 것이다. 한미은행은 이로써 2분기 연속 순익이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35센트를 시작으로 2,3분기 각각 44센트, 4분기와 올 1분기 연속 46센트로 승승장구해왔다. 그래도 올해 누적 순익은 주당 1달러 31센트(총 421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달러 22센트(총 3900만달러)를 웃돌아 평가할 만하다.

은행권에서는 한미은행의 순익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 연기되고 저금리가 고착화된 가운데 웰스파고의 200만 유령계좌 파문, 그리고 창사 이래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가 된 뱅크오브호프까지 외적 악재가 많은데다 지난해 4분기 고점을 찍은 이래 약세로 돌아선 총자산수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까지 내적 성장동력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7월 전분기 대비 36%나 오른 19센트의 현금 배당을 실시한 것이 과연 자신감의 반증인지 아니면 실적 악화를 예상한 예방접종인지 궁금한 대목이라는 것이다.

●성장동력 고민

전빈기 4.02%로 1분기는 물론(3.98%)와, 2015년 2분기(3.97%)에 비해 개선됐던 한미은행의 ‘순이자 마진(Net Interest Margin·NIM)은 이번 분기에 3.86%까지 하락했다. 대출과 예금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자산과 순익 감소가 전체적인 수익 감소로 이어졌다. 올해의 누적 NIM은 아직 3.95%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89%를 넘고 있지만 4분기에도 부진이 이어질 경우 전년대비 악화될 우려가 있다.

1분기 1.41%, 2분기 1.32%로 후퇴했던 자산대비 수익률(ROA)은 이번 분기에도 1.19%로 감소하며 문제점을 남겼다. 올해 전체의지난해 같은 기간(1.28%)에 비해서도 악화된 수치다.

자기자본수익률(ROE)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1분기 11.92%에서 2분기 10.98%까지 떨어졌던 ROE는 9.88%로 10% 벽이 무너졌다. 지난해 3분기 11.06%에 못미친 것은 물론이다.

한편 지난 5월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한인은행 보다 비한인 아시아계 은행, 그리고 이른바 ‘스페셜티 파이낸셜’ 기관에 주목하고 있음을 공개한 바 있던 한미는 아직 확실한 인수대상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은행권에서는 가주가 아닌 뉴욕과 뉴저지 그리고 텍사스 지역 금융기관에 우선 순위를 두고 한인은행이 아닌 아시아계 은행과 모기지, 팩토링, 기타 대출 등을 전문으로 하는 비은행 기업까지 합병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준금리 인상 연기와 고착화되는 저금리 환경, 예상치에 못미치는 경기 회복 속도 그리고 웰스파고의 200만개 ‘유령계좌’ 파문까지 터지며 인수는 물론 마케팅마저 어려운 상황이어서 올해가 지나고 금리 인상도 확정돼야 다시 인수 작업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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