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한끼줍쇼’ 감상 포인트 알만 합니다

[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 기자]JTBC ‘한끼줍쇼’의 감상 포인트를 알만했다. 1회(망원동)를 보면서 완전히 길바닥 예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6일 방송된 2회(성수동)를 보면서는 생각보다 빨리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았다.

‘한끼줍쇼’ 1회가 방송되고 난 뒤 다양한 반응들이 나왔는데, 그중에서도 아무리 연예인이라 해도 전국민에게 가족의 공간인 집과 함께 저녁 식탁을 공개하는 게 민망하고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충분히 이해할만 했다.


요즘 가정에 낯선 사람이 오면 친절을 베풀어줄 분위기가 아니다. 가족끼리 저녁을 함께 먹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경규가 벨을 누르면 “그런데요”가 딱 우리네 가정의 현주소다. 마음은 있어도 우리 인심은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숟가락 하나 들고 동네를 돌아다니며 저녁 밥을함께 먹자고 부탁하는 이경규와 강호동은 실패확률이 너무 높아 안쓰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한끼줍쇼’에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동네와 골목의 스토리, 그리고 사람 사는 모습들이 언뜻언뜻 비춰진다. 요즘 세상살이 분위기, 즉 세태가 느껴졌다. 남에게 선뜻 집안으로 초대해 한끼를 함께 해주기 어려운 것도 완전 리얼이다.

동네의 모습이 많이 변한 성수동에서 강호동과 이경규는 실패를 거듭하다, 한 주민이 추천한 집에서 저녁식사 OK를 받아냈다. 그 집 가장(한상민)이 두 사람에게 “들어오세요”라고 쿨하게 허락할 때는 시청자들이 반가울 정도였다.

문을 안열어주고, 그래서 이경규에게 ‘그런데요 트라우마‘를 유발시키는 것도 리얼이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문을 열어줘 이들을 자신의 식탁으로 안내하는 것도 리얼이다.

물론 문을 열어주는 사람이 무슨 의인도 아니고, 대단한 의미가 있다는 뜻은 아니다. 사람 사는 모습에는 이렇게 다양한 측면과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다.

네 사람이 함께 하는 식사자리에서 강호동이 이게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한마디 하자, 한상민 주민은 “이런 분과 어떻게 식사하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 부부들은 의외의 사연을 털어놨다. “아내가사업을 했는데, 망해서 밥을 굶었던 시절이 있었다. 2000원 짜리 삽겹살이 너무 먹고 싶었다. 그런데 교회에서 밥을 줬다.”

이 주민은 숟가락을 들고 문 앞에 있는 강호동과 이경규를 보고 그때가 떠올랐다고 한다. 따뜻한 밥 한끼에는 이렇게 사람 사는 이야기가 있었다.

‘한끼줍쇼’는 강호동과 이경규의 티격태격만으로도 어느 정도 재미가 뽑아졌다. 이경규는 갈 길이 바쁘고, 강호동은 소통하느라 바빴다. 이경규는 강호동의 ‘에너자이저’ 모습을 가식적이라고 핀잔을 준다. 그런 두 사람이 사람 사는 일반 가정에 들어가면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가감없이 잘 전달됐다.

/wp@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