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의 화신’삼각관계 아닌 양다리 로맨스라 했던 이유

[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 기자]SBS 수목극 ‘질투의 화신’ 제작진은 제작발표회부터 삼각관계 드라마가 아니라 양다리 로맨스임을 강조했다.

한 여자(공효진)를 사랑하는 두 남자(조정석, 고경표)가 함께 한 공간에서 살면서 느끼는 질투의 감정으로 서로에 대한 사랑의 크기와 강도가 어느 정도 체크된다는 것이다.

가령, 표나리(공효진)가 고정원(고경표 분) 집으로 찾아와 달라붙는 여자 아나운서를 보고는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않는데 반해, 이화신(조정석)이 앵커석 파트너인 홍혜원(서지혜)와 키스를 하는 걸 보고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게 나리가 화신으로 마음을 결정하는데 큰 계기가 됐다. 기자가 보기에는 나리는 화신이 자신을 헬기로 아나운서 시험장에 늦지 않게 데려다 줬을때, 어느 정도 마음의 동요가 일어났다면, 화신-혜원 키스신을 보고 마음을 확실히 정했다.

화나는 것과 질투하는 것은 다른 것인가? 질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하는 것이다. 기자님(화신)에게만 질투를 느꼈다는 나리에게 정원은 “내가 심심해? 속썩이지 않아서 밋밋하고 지겨운 거야. 나랑 있으면 편안하고 따뜻하고 믿음직하다고 했지. 나에게 느끼는 편안함도 사랑이야”라고 항변해보지만 소용이 없었다.

하지만 정작 화신은 이후에는 진도를 빨리 나가지 않는다. 자신의 절친이기도 한 정원의 나리를 향한 마음이 진심이고, 꽤 괜찮은 인간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19회에서야 나리와 화신의 교제 ‘1일‘이 이뤄졌다.

사실 기자는 화신과 정원이 신경전을 벌이는 중간과정이 너무 길다는 생각을 했다. 권투대결을 시작으로 길거리와 갯벌에서 싸움을 벌이면서 서로 나리를 차지하기 위해 온갖힘을 썼다. 하지만 길었던 신경전이 지나고서야 그 장면들의 필요성을 알 것 같았다. 또한 조정석과 공효진의 관계를 보여주기 위해 조정석에게 유방암에 걸린 것으로 설정한 것도 양다리로맨스가 특이한 만큼이나 특이한 에피소드였다.

나리와 화신의 교제 시작 이후 발생한 중요한 에피소드가 나리의 서울시장 선거개표 생방송 실수다. 이후 조정석은 공효진에게 “라면 천 번 끓여 줄게”라며 라면프러포즈를 소박하지만, 로맨틱하게 했다.

하지만 선거개표방송 2부 진행자 교체로 마음상해있을 나리에게 앵커의 자질을 운운할 필요는 없었다. 나리도 말했듯이 ”기자님은 공과 사 구분이 분명한 사람이니까“라고 했지만, 이때는 무조건 나리 편에 서서 말해주는 게 좋다. 화신은 사랑하는 사람을 통해 자신의 뾰족한 각을 조금은 둥글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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