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 최순실 관련 특혜 연예인이 제기되는 이면에는…

[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 기자] 최순실과 관련된 연예인 얘기가 계속 화제가 되고 있다. 이미 이승철과 싸이는 이와 무관함을 밝혔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연예계에 최순실 인맥이 있다”고 터뜨렸고, “진짜 억울하면 법적 소송 하라”라고 말하며 2라운드까지 갔지만 확실한 사실은 아직 나온 게 없다.

안민석 의원은 ‘간’을 보지 말고, 있다면 명확한 증거를 내보이는 게 낫다. 그렇지 않다면 의혹 제기만으로 해당 연예인은 큰 피해를 보게 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수로 초대돼 노래를 부른다”고 말하니 국가대표급 가수 누구누구가 거론되는 식이어서는 안된다. 과거 스포츠지에서 많이 했던 이니셜게임과 다를 바가 없다.

중요한 것은 왜 연예계에 이런 의혹들이 나오느냐는 점이다. 아직 확실한 게 없으니 루머이자 소설임에도 유통이 잘 되는 것은 연예인이라는 특수성에다 연예계의 흐름이 불투명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는 대중심리가 작용했다고 봐야한다.

모든 분야가 그렇지만, 연예계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승승장구하는 대형기획사와 힘없는 작은 회사들. 마약 관련 조사를 받고도 쉽게 나오고 세무조사를 받고서도 끄떡 없는 기획사… 여기에는 분명 무슨 힘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혹들이 나올 수 있다.

권력이 문화 사업에 투자하는 대기업의 부회장도 퇴진 압력을 가하는 정도의 구조라면 반대로 특혜를 받는 연예기획사들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은 ‘합리적 의심’이라고 봐야 한다.

뿐만 아니라 대중들이 이를 더 믿고 싶어하는 이유는 최순실과 관련돼 거론되고 있는 연예인과 기획사들이 연예계의 기득권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국제행사와 대형무대에 섰고, 공개입찰 없이 복합문화융합단지에 참여한것에 어떤 특혜가 작용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을 제기하게 했다.

이 때문에 이승철은 소치올림픽폐막식과 UN DPI 컨퍼런스 무대에 오른 것을 일일히 해명해야 했다. 영어에 능숙한 이승철의 아내가 직접 유엔 공보국 당사자와 영문 이메일을 주고받은 자료를 보여주기도 했다. 또 앞으로 이승철 같은 과정을 밟을 제2의 이승철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실력은 있는데 대중에게 보여줄 기회를 가지기 힘든 음악인이나 연기자에게 기회를 주라고 문제를 제기하는 게 나을 듯하다. 명확한 증거 없이 문제가 있을 거라고 제기만 한다면 감정이 들어가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시의 7시간 행적이 무엇인지에 대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예인들에 대한 이런 의문제기 정도는 큰 문제가 안될지도 모른다. 그렇다 해도 ‘최순실 게이트’ 특혜 연예인이라는 근거 없는 리스트는 위험하다. 여기에 이름이 오른 소녀시대 출신 제시카는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안민석 의원이 “제가 검찰청에 특정 연예인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마약 관련 연예인을 밝히러 (내가) 방송에 게스트로 나갈 것이라는 등의 ‘지라시’는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힙니다. 더 이상 허위사실이 유포되지 않도록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무책임한 발언이다. 막장극을 보고싶어하는 대중심리에 편승한 발언은 더 이상 하지 말았으면 한다. 확실한 증거와 실명을 제시하라.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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