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전’이 정국으로 인해 관심을 받는 측면이 있지만 이와 함께 두 사람의 토크도 점점 더 강한 몰입도를 이끌어내고 있다.
둘의 입담주고받기는 전문성과 합, 재미를 보장한다. 기본적으로 두 사람의 토크는 수박겉핥기가 아닌, 깊이와 넓이가 있다. 토크의 합(合)도 무슨 연기의 합처럼 발전돼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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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전원책의 토크는 이제 2단계로 접어들었다. 1단계는 이철희와 강용석이 각각 견해와 대립을 보여주었던 시즌1의 틀을 이어받아 유시민과 전원책이 시사문제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면, 2단계는 여기에 예능적 요소가 적절하게 가미되며 시사종합전문엔터토크쇼 형태가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
여기서 예능적인 요소란 것도 세 가지 정도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첫째가 연기다. 서로 토크를 하다 간혹 재연 연기를 통해상황극(콩트)을 만들어낸다. 제작진의 CG가 가미된다.
둘째는 말장난이다. 두 사람은 사이사이 아재개그 욕심(?)을부린다.
세번째도 연기인데, 이건 첫번째 연기와는 다르다. 토크를 하면서 표정연기를 가미한다. 가령, 유시민이 “박근혜 대통령이 이랬을 거야”라고 말하면, 전원책이 “설마 그랬을까요”라고 말하며 빙긋 웃는다. 말하는 중 표정연기를 하거나 웃는 건 말로는 표현되지 않지만 그 상황에 따라 여러가지 의미가 나온다. 때로는 비꼬거나 빈정대는 풍자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이 세가지가 모두 유머코드로 기능하며, 딱딱한 정치경제시사토크가 재미있는 토크쇼가 된다.
여기에 ‘꿔다 놓은 보릿자루’ 김구라도 괜찮은 캐릭터다. 전원책은 노골적으로 김구라를 무시한다. “당신은 가만히 앉아있기만 해. 우리가 다 알아서 할께”라고 한다.
김구라는 진행성 토크를 짧게 하다가 가만히 듣고만 있다. 그런 김구라가 두 토크에게 짜증을 낼 때가 있다. “안되는 연기를 하고 그래요”라면서. 이렇게 해서 세 사람의 합(合)이 이뤄지면서 ‘혀의 전쟁’이라는 ‘썰전’의 묘미가 자리를 잡았다.
유시민과 전원책은 대체불능 캐릭터다. 현상 이면까지 짚어내는 유시민의 분석 감각은 작가적 소양을 느끼게 한다. 특히 유시민은 1일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에 대해 분석하면서 “총 4분10초중, 초반 2분 30초는 해석만 하면 이해가 가능하지만 후반 1분40초는 통역, 번역이 필요하다. 모호한 표현이 있는 후반부는 아이디어를 모아서 전문가가 문장을 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운동권 출신으로 저술활동에 이어 정치를 했고, 고급관료 경험도 쌓아 ‘썰전‘에는 최적화된 토커로 꼽히고있다.
여기에 법을 공부한 변호사이면서 경제학을 독학하고 있는 전원책 변호사가 분야를 넘나드는 토크로 토론에 참가하고 때로는 투덜거리며 무거움을 덜어낸다.
한편, ‘썰전’의 1일 방송 시청률은 방송 45개월 만에 역대 최고치인 10.2%(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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